[펀드투자 직구토크]"개인투자자, 징징거려야 정보 더 얻는다"

증권사 '떨이펀드' 손해본적 없어
펀드도 싸게 사는 게 중요
  • 등록 2014-10-25 오전 6:00:00

    수정 2014-10-25 오전 11:18:57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고배당펀드 수익률이 떨어져서 환매 문의를 하고 싶은데요. 상담할 수 있는 전문가 좀 부탁할게요.”

지난 8월 가입한 고배당펀드 수익률이 7% 가까이 떨어지면서 펀드 운용보고서에 나와 있는 연락처로 전화했다. 그러자 해당 자산운용 담당자는 집 주소를 물은 뒤, 인근 증권사 지점으로 전화를 연결했다.

전화를 받은 지점 직원은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펀드슈퍼마켓에서 가입했다고 하자 ‘가입금액과 수익률’을 조회하는 데 필요하다고 답했다.

“고배당펀드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삼성전자 주가가 더 내려갈 것 같네요. 이 펀드 환매해야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고객께서 그렇게 판단하시면 환매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보유 비중을 줄이나요? ”

“이 부분은 펀드 운용사에서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펀드판매사인 저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결국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라는 답변만 들은 채 전화를 끊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빠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곤두박질쳤다. 이에 PCA생명에서 변액보험 펀드 마케팅을 담당하는 유기현 부장과 NH농협증권의 박지훈 차장 등 두 명의 전문가와 함께 펀드 투자에 관한 긴급 직구토크를 진행했다.

지난 14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서 진행된 직구토크에서 이들은 “펀드 관리를 잘하려면 일일이 운용사에 전화해 문의하고 전문가들을 괴롭혀야 한다”며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면 운용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매니저에게 직접 연락해 요모조모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지수와 함께 잘 나가던 펀드 수익률이 뚝뚝 떨어지는 요즘, 펀드 수익률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지훈 NH농협증권 IB본부·SF팀 부장 /사진=방인권 기자
주가 하락하면 국내 인덱스 펀드에 거치식으로 투자

▶성선화 기자(이하 성
)=최근 코스피가 1900포인트선 초반으로 빠지면서 인덱스(지수연동형) 펀드는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떨어지고 있다. 최근 펀드 슈퍼마켓을 통해 가입한 펀드 수익률을 확인했더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여 개 펀드의 전체 수익률이 4~5%였다. 과연 펀드로 돈을 벌 수 있나.

유기현 PCA생명 부장(이하 유)=물론 펀드로 돈을 벌 수 있다. 개인적으로 펀드는 두 개 카테고리로 나눠서 관리한다. 변액보험의 펀드는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지만, 일반적인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관리하는 편이다.

=실제로 펀드에 투자해 수익이 발생했나.

=그렇다. 일반 펀드는 국내 인덱스 펀드만 한다. 주가가 1700선까지 빠졌을 때 거치식으로 한꺼번에 넣었다.

=사실 꽤 오래전부터 적립식으로 인덱스 펀드 투자를 해오고 있지만 크게 재미를 보진 못했다. 수익률도 늘 2% 수준에서 머물러 왔다. 최근에 마이너스 5% 정도까지 빠졌다. 인덱스 펀드로 돈을 번다는 게 사실 믿기지 않는다. 인덱스 펀드에 적립식으로 연간 7%의 수익률을 낸다는 재테크 관련 서적을 본 적이 있는데, 과연 직접 투자에 성공해서 쓴 책인지 의심스럽다.

=인덱스 펀드를 적립식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코스피가 빠졌을 때마다 거치식으로 넣는다.

얻기 힘든 펀드 투자정보 “직접 전문가에게 물어라”

=펀드는 일반인들이 투자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지금처럼 수익률이 떨어졌는데 문의를 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박지훈 NH농협증권 부장(이하 박)=직접 전문가에게 전화해 정보를 얻는 수밖에 없다. 아쉬운 쪽이 먼저 우물을 파야 한다.

=어디에 문의를 하는 게 가장 좋나.

=펀드 운용보고서에 나와 있는 펀드매니저와 직접 통화해보는 게 좋다.

=일반인이 전화해도 친절하게 받아주나.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은 어떻게 정보를 얻나.

=증권사 등에 문의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많이 포섭해두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면 지인들에게 물어본다. 전문가를 내 편으로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앞으로 영업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암시를 줄 필요도 있다.

=고객이라면 당연히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전문가를 내편으로 만들어 원하는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건 상당히 번거로울 수 있다. 얼마 전 거래하는 모 증권사에 요구해 담당직원이 생겼지만 메신저로 문의를 해도 짧은 답변만 오고,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전반적으로 펀드, 주식 관련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게 은행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유 부장은 고객들이 펀드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결국 고객 스스로 징징거려야 한다. 어차피 거액 자산가가 아니라면 스스로 전문가들을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

펀드도 막차 타지마라

=특히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점은 환매 여부다. 지금 내 펀드의 수익률이 꼬꾸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환매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와의 상담 이후에 펀드 수익률이 떨어진 이유를 듣고 스스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펀드 수익률이 떨어진 이유가 만약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면 당연히 환매하는 게 맞지만,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환매하지 않는 게 맞다.

=문제는 이런 판단을 하기엔 일반 투자자들의 펀드 운용철학에 대해 지나치게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환매를 꼭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유기현 PCA생명 부장 /사진=방인권 기자
▶박=환매는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버스를 잘못 탔다. 하지만, 버스에 탄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종점까지 가야 할까. 차라리 빨리 버스에서 내리는 게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 버스를 잘못 탄 지 아는데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옳지 않다.

=결국 버스를 잘 못 탔는지 아는 능력이 관건인 것 같다. 최근 마이너스 폭이 큰 펀드를 보니 배당주 관련 펀드들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배당주 펀드가 수익률이 높았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몇 달 전에 언론에서 배당주 펀드 수익률에 대해 기사를 쏟아낼 때가 바로 팔 시점이었다. 개인적으로 언론에서 기사가 많이 나오고 사람들이 해당 펀드 얘기를 많이 하면 팔아야 할 타이밍으로 본다. 그만큼 돈이 몰리면서 앞으로 남은 건 떨어질 일밖에 없기 때문이다. 절대로 언론에서 기사화하고 남들이 좋다고 할 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남들이 좋다고 할 때 들어가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다. 그때가 상투권이고, 그때가 팔 때다.

=남들이 좋다고 할 때 배당주 펀드에 편입했다. 물론 큰 금액을 투자한 것이 아니라 손해가 크진 않지만 대부분 남이 좋다고 할 때 들어가지 않나. 일반인들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실패 없는 투자의 필살길를 공개하겠다. 증권사는 시즌별로 특정 상품을 프로모션 한다. 그런데 팔다가 팔다가 안 팔려서 증권사 직원들에게 떨이로 강매하는 펀드 상품이 있다. 오히려 이런 펀드를 사면 적어도 손해를 보진 않는다.

=이유가 뭔가.모든 떨이 상품이 수익이 나는 것도 아닐텐데….

=떨이 상품들은 일단 가격이 싸다. 펀드도 가격이 있다. 쌀 때 들어가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 모든 떨이 상품을 다 사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최저가에 살 수 있는 장점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증권사에서 펀드를 떨이로 파는지, 정상으로 파는지 알 방법이 없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중요한 점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펀드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펀드 포트폴리오, 상관관계 낮은 펀드들로 구성

=그렇다면 괜찮은 펀드를 추천해 달라.

=글로벌 자산배분형 펀드를 추천한다. 전 세계 주식과 채권에 적절하게 투자하는 펀드다. 펀드 매니저가 글로벌 하이일드(고수익) 채권의 국가별 비중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한다. 예를 들면 ○○글로벌하이일드 펀드 같은 것이다.

=최근 수익률이 높지 않은 펀드를 살펴보니 유럽하이일드펀드 등이 있다.

=글로벌 자산배분형은 유럽 하이일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글로벌 자산배분형은 전 세계별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투자해 리스크를 줄였다. 사람들은 흔히 착각하는 것이 펀드의 숫자가 많다고 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펀드 포트폴리오 구성은 어떻게 하나.

=전혀 상관이 없는 펀드들끼리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국내 채권형, 국내 주식형, 해외 채권형, 해외 주식형 등이다. 서로 상관관계가 없는 펀드들끼리 구성해야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다. 따라서 전체 펀드의 수익률이 다 높거나 낮은 것도 문제다. 펀드의 수익률은 편차가 있는 게 맞고, 그래야 시장 상황에 변해도 전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투자한 펀드의 전체 수익률이 모두 다 높을 수도 있지 않나.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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