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투기중심복합도시 '세종시'의 탄생

  • 등록 2016-07-22 오전 5:00:00

    수정 2016-07-22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에 청약 광풍이 불고 있다. 신음하는 지방 주택시장에서 나홀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분위기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이 이달 초 분양한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4차’ 아파트는 10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만 1180명의 청약자를 모으며 평균 201.71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지난해 8월 분양한 ‘더 하이스트’ 아파트가 기록한 평균 58.65대 1의 청약률을 가뿐히 넘어섰다. 이 아파트 전용 84㎡D 형은 1순위 기타지역에서 2097대 1로 최고 경쟁률마저 새로 썼다.

속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사실상 세종시 투기를 허용했다는 의혹이 숨어 있다. 정부는 세종시에 수도권·광역시 수준인 6억원의 중도금 대출 보증액을 책정했다. 평균 아파트값이 3억원(2억 5469만원)을 밑도는 세종시에 2배가 넘는 중도금 대출 기준을 적용하니 정부가 제한한 2건의 중도금 대출을 받고도 3억원 가까운 돈을 더 빌릴 수 있다. 더욱이 이달부터 타지역 주민도 일정 비율(50% 이내)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어 투자 수요가 활개칠 환경을 제공했다. 세종시에는 올 하반기에 총 1만 6844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공급 과잉을 걱정하는 건설사들이 세종시 분양에 느긋해진 이유다.

일선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세종시에 투자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세종시 보람동 B공인 관계자는 “세종시 아파트는 계약금 10%를 내고 중도금을 무이자로 받아 입주 때 잔금을 내면 된다”며 “중도금이 6억원까지 확보된 상황에서 이 제도를 활용 못하면 억울하지 않느냐”며 투자를 권유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중도금 대출보증 제도를 개선해 서울 강남 재건축 투기 열기를 잡겠다고 강조했다. 중도금 대출 규제로 강남 재건축시장에 이목이 쏠린 틈을 타 세종시에 온갖 특혜를 퍼부어 투자 수요를 집결시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추가적인 규제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종시가 부동산 투기장으로 변하는 건 시간 문제다. 세종시 앞에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쓰고 ‘투기중심복합도시’로 읽을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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