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도둑맞은 '1837억원 짜리' 그림...어떻게 찾았나

  • 등록 2017-11-10 오전 12:01:00

    수정 2017-11-10 오전 12:01:00

(사진=애리조나대 미술관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애리조나대학교 미술관에서 30여년 전 도난을 당한 1억 6500만달러(약 1837억원) 짜리 그림이 반환됐다고 미국 ABC뉴스 계열사인 WFAA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이언 시스톤 애리조나 경찰청장은 “만약 이 그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멋진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1985년 미술관 온 커플이 15분 만에 훔쳐 가

추상표현주의 화가 윌렘 드 쿠닝(1904~1997)의 유화 ‘여인-오커’(Woman-Ochre)는 1985년 도난당하기 전까지 20여년 이상 애리조나대의 자랑이었다.

WFAA에 따르면 1985년 추수감사절이었던 11월 29일 한 커플이 미술관을 방문했다. 여성은 1층에서 경비원과 잡담을 나누며 주의를 끌었고 그 틈을 타 남성이 2층 전시실로 올라가 그림을 깜쪽같이 도려냈다. 이후 도둑들은 그림을 말아 코트 속에 감춘 채 사라졌다. 이들이 미술관에 머문 시간은 채 15분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술관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몽타주를 제작해 배포했지만 범인 검거에 실패하며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애리조나 미술관은 이 그림이 돌아오기를 바라며 빈 액자를 계속 전시했다. 그 바람이 통했던 듯 반전이 일어났다.

뉴멕시코 골동품상, 중고장터서 2000달러에 구매

뉴멕시코 클리프에서 리타와 제리 얼터라는 부부가 사망하자 그들의 조카 론 로즈맨이 ‘이스테이트 세일’(estate sale, 집주인이 사망하거나 이사할 때 가구와 장식품을 싸게 파는 중고장터)을 열었다.

이 때 이 곳을 찾은 골동품상 데이비드 반 오커가 2000달러(약 222만원)에 하나의 그림을 구입했다. 그 그림은 눈에 띄지 않게 앨터의 집 침실 문 뒤에 걸려 있었다.

WFAA에 따르면 그림이 오커 씨의 가게에 전시되자 고객들이 즉각 그림의 진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세 번째 온 손님이 ‘드 쿠닝의 작품 아니냐’는 의문을 보이자 오커 씨는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커 씨는 “누군가 그 그림을 손상시키거나 함부로 건드릴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안전하게 보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집에서 잠글 수 있는 문은 욕실 뿐이었다. 그래서 그 안에 넣고 문을 잠갔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인터넷을 검색해 USA투데이에 실린 2015년 기사에서 자신의 가게에 있는 것과 똑같은 그림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애리조나대 미술관으로 전화를 걸어 반환의사를 밝혔다.

당시 전화를 받은 큐레이터 올리비아 밀러는 “꿈꾸던 일이 일어났다”고 회상했다.

‘범인 의심’ 제리 얼터 유사한 내용 단편소설 써

미 연방수사국(FBI)가 도난 경위에 대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그림을 팔았던 조카 로즈맨은 자신의 친지가 그 사건과 관련됐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을 주민들은 테리가 콜롬비아대학을 졸업해 음악을 가르치는 교사였고, 리타는 뛰어난 병리학자였기에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부부가 ‘그림 도둑’이었을 수 있다는 소식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WFAA는 제리 얼터가 ‘컵과 입술’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썼는데 그 안에는 이 그림의 도난 사건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이야기가 묘사돼 있다고 전했다. 소설은 한 여자와 딸이 박물관에 들어가 경비원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끄는 동안 120캐럿의 보석을 훔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부부가 모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정확한 실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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