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안 판다"…신한금융, 생보부동산신탁 인수 좌초

삼성생명 보유지분 매각 안갯속
삼성·교보생명 지분 50대 50
신한, 삼성지분 우선협상자 됐지만
인수대금 '1000억원+α'로 뛰고
지분 '50%+1주' 확보 안돼 없던일로
  • 등록 2018-06-29 오전 4:00:00

    수정 2018-06-29 오전 8:29:16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문승관 박일경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생보부동산신탁이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초 신한금융지주와 현대산업개발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양강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새로운 인수 후보군이 뛰어들면서 지분매각에 활기를 띠었으나 나머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이 지분매각에 완강히 반대하며 매각 협상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사실상의 우선협상자였던 신한금융지주는 높은 몸값과 완전 자회사 편입불가 장벽에 가로막히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 인수 작업을 잠정 보류했다. 매각을 진행하는 삼성생명은 인수 의향을 보인 나머지 후보군과 매각 협상을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다른 후보군들도 같은 이유에서 지분 인수에 신중한 상황이다.

‘오른 몸값·지분 100% 인수 불가능’에 발목

삼성생명 고위관계자는 28일 “(생보부동산신탁의)매각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후보군을 언급할 수 없다”며 “다만 여전히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후보군이 있고 그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초 예비입찰에는 10여 곳의 국내 금융사와 건설사, 사모펀드(PEF) 운용사, 부동산개발회사 등이 참여했고 이후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신한금융과 현대산업개발 등 5곳을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했다.

매각에 변수가 생긴 건 지분 매각 방식을 공개하고 난 후부터다. ‘경매호가식 입찰(프로그레시브 딜)’로 진행하기 때문에 베팅액이 높은 곳이 지분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애초 50% 지분인수에 필요한 금액을 최대 1000억원대로 내다본 상황에서 생보부동산신탁의 몸값은 ‘1000억+α’로 뛰어올랐다. 지분을 사들이는 후보군으로서는 높아진 가격이 부담됐다.

여기에 공동 주주인 교보생명의 입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생보부동산신탁은 두 회사가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가지는 구조다.

매각 시 실익이 크지 않다. 생보부동산신탁의 작년 말 자본총계는 1032억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를 인정받아도 손에 쥐는 것은 1000억원에 불과하다. 지분을 팔아봤자 교보생명의 자본확충 효과도 미미하다. 부동산신탁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굳이 지금 아니더라도 지분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했으리라는 분석이다.

호흡 조절 나선 신한금융, 신규 설립 전망도

결국 오르는 몸값과 50%에 불과한 제한적인 지분인수라는 점에서 신한금융은 ‘호흡 조절’에 나섰다.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카드에 편중된 비(非)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보험·신탁업 확장이 유력했으나 인수 타당성과 합병 이후 시너지효과를 검토하는 과정 중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나머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과의 공동경영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어 보류하는 방향을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최소 ‘50%+1주’라도 가져야 하는데 교보생명의 상황이 지분을 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법상 금융지주사는 자회사 주식 50% 이상(상장사는 30% 이상)을 소유해야 한다. 자회사의 ‘최다출자자’가 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50+1주’가 필요하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부동산 신탁사 신규 설립으로 가닥을 잡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규 진입을 허용키로 방침을 정한데다 기존의 부동산 신탁사를 인수해봐야 가격만 높을 뿐 실익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금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신한금융으로서는 시행사나 주선자 역할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삼성생명의 지분을 인수한 후 교보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잔여지분도 사들여 완전 자회사를 만들어야 하나 교보생명이 지분 매각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신한금융으로서 생보부동산신탁 인수의 실익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생보부동산신탁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삼성생명 보유 지분을 사들일 어떤 계획도 없고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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