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윽박 지르기' 욕하면서 닮아가는 여야

[기자수첩]이재익 PD, 하차에…與 "정당행위" 野 "언론탄압"
與 김혜경씨 보도 언론에 경고장…"단순 해프닝"
野 김건희씨 보도땐 "언론사 횡포"라고 막더니…
  • 등록 2022-02-08 오전 6:00:00

    수정 2022-02-08 오전 9:47:41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방송 폭력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에 대한 과잉 의전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에 이같은 경고장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오보로 판명될 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현재 이러한 입장문은 삭제된 상황이다. 선대위는 해당 글은 ‘선대위를 사칭한 글’이라며 단순 해프닝이라고 넘겼다. 그러면서 독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으니 보도한 언론에 정정보도할 것을 요청했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공교롭게 같은 날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하는 이재익 PD는 이 후보를 비판하는 방송을 했다는 민주당의 항의를 받고 하차했다. 안팎에서는 ‘지금 어느 시대인데’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이 터져 나온다. 이 PD는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에 “난 물러나지만 2022년 민주주의 국가 방송에서 그 정도 여유와 자유는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송 보도에 대한 정당한 항의라는 입장이다. 또 “조치는 SBS가 한 것이지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야당은 “민주당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의 모습과 묘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국민의힘은 김건희씨와 기자의 ‘7시간 전화 녹취록’을 언론에서 보도하려 하자 해당 방송사 앞에 의원들이 몰려가 항의했다. 김씨 의혹을 보도하는 것은 거대 언론사의 횡포라는 것이다. 당시에 여당은 그 행위를 두고 “언론 사전 검열이고 언론 탄압”이라고 똑같이 힐난했다.

여야 모두 언론 비판의 화살이 자신을 향할 땐 ‘탄압’과 ‘횡포’로 받아들인다. 반대로 상대를 향할 땐 언론의 정당한 취재 행위로 평가한다. 내게 휘두르면 ‘칼’이고 남에게 휘두르면 ‘펜’이라는 것인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내로남불 정치가 여기서도 나온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말, 지금 여당과 야당의 관계가 딱 그렇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폐 끼쳐 죄송합니다"
  • 탕웨이, 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 깜짝 놀란 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