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중국 정계가 대형 스캔들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는 중국 중앙방송 CCTV 앵커 겸 기자 루이청강(芮成鋼ㆍ38)이 고위관료 부인 20여 명의 ‘공동정부(情夫)’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어신문 밍징여우바오(明鏡郵報)는 루이청강이 20명이 넘는 고위관료 부인들과 잠자리한 사실을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루이청강이 20~30세 연상의 고위급 관료 부인들과의 애정행각을 담은 비디오를 갖고 있다며 조사관들을 협박했다”고 전했다. 루이청강의 내연녀들은 그의 구명을 위해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잇따라 연락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고위급 관료 여성들의 남편은 쉬쉬하고 있는 분위기다. 화는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아내의 부정한 짓이 들통 나면 자신의 명예에 도움될 리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은 루이청강을 매국노로 몰아세워 없애려 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루이청강은 당초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공작부장 부인 구리핑(谷麗萍·57)의 내연남으로 알려졌다. 심문 과정서 그는 구리핑에게 먼저 성적인 침해를 당했지만 이후 특별한 관계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구리핑으로부터 알아낸 고급 정보를 해외 정보기관에 제공했음을 실토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후 거물급 인사가 부패 혐의로 낙마할 때 CCTV가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법처리가 임박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의 경우 두 번째 부인 자샤오예가 CCTV 기자 출신이다. 복역 중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도 CCTV 여성앵커 장펑을 정부로 거느린 사실이 전해졌다.
중국 정계는 잇따른 스캔들 파문으로 당분간 출렁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