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교 때문에 코로나19 잘 대응? 대통령 탄핵한 나라"

외신, 韓 코로나19 대응책 비판
개인보다는 공동체 중시하는 '유교적 사고관' 지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서 첫 전국단위 선거 실시
  • 등록 2020-04-19 오전 12:20:00

    수정 2020-04-19 오전 12:20:00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일상에서 생기는 의문을 [왜?] 코너를 통해 풀어봅니다.

“한국인들이 유교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따른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말라. 한국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고 권력자에게 책임을 추궁하며 대통령도 탄핵한 민주주의의 국가며, 이것이 결과(코로나19 방역 성공)다.”

로라 비커 BBC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11일 쓴 글이다. 한국 특파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왜 이런 트윗을 올렸을까.

유교와 ‘사회적 거리 두기’의 관련성을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얼핏 떠오른 것은 인사법이었다. 상대방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유교 문화권의 인사법은 포옹이나 뺨을 비비는 볼 키스 등에 비해 접촉이 적다. 인사법을 비롯해 유교 문화권 특유의 사교 방식이 서로 간 거리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일까. 그렇지 않았다.

사진=로라 비커 BBC 한국 특파원 트위터 게시물
로라 비커는 위의 글과 함께 영국 매체 가디언의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이유? 한국 국민들은 정부에 책임을 추궁한다’라는 기사를 공유했는데, 동양에 대한 편견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 억압 때문?…‘방역 모범국’에 대한 시선

일각에서는 한국과 대만 등의 방역 성공을 분석하면서 유교를 주목했다.

한국은 정부가 막강한 권력이 있기에 강제로 동선 공개나 자가격리 조치를 할 수 있고, 시민들 사이에서도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개인의 사생활이나 자유를 희생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즉 개인보다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체주의적 국가이기 때문에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는 풀이다.

세계에서 코로나19 방역에 가장 성공한 국가로 꼽히는 대만을 비롯해 홍콩, 베트남 등에 대한 분석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전쟁을 치르고 있는 서양 국가 일부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의 방역 성공을 ‘유교 때문’으로 치부하는 시선이 있었다.

최근에도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에 실린 기고문에서 프랑스 변호사 비르지니 프라델은 ‘대만과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는 성공했다고 해도 개인의 자유를 오래전에 버린 나라들’이라며 고 비난 조로 말하면서 논란이 됐다. 일종의 오리엔탈리즘로 보이기도 한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21대 총선 사전투표소를 방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韓, 팬데믹 이후 전국단위 선거 치뤄 주목

반대 목소리도 있다. 지난 9일 프랑스 매체 르 피가로의 도쿄 특파원은 ‘우리 의사결정권자들의 한국의 방식에 대한 오만을 참을 수 없다’는 직설적 제목으로 이 같은 시선을 비판했다. 보건당국 등 프랑스의 의사결정자들은 한국의 방역 방식을 사생활 침해로만 ‘오만하게’ 여겼지만 결국 초기 방역에 실패해 전 국민 대상으로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조치에 나서게 됐다고 꼬집었다.

지난 2일 미국 외교안보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유교는 바이러스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19 대응과 유교를 연관지은 시선에 반박했다. 같은 날 영국 가디언도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이유? 한국 국민들은 정부에 책임을 추궁한다’라는 기사에서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과 정치, 문화적 요소를 들어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시선은 점차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가 코로나19 팬더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선언 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실시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다수 국가에서 선거가 취소돼, 이는 대규모 발병국 중 처음으로 열린 전국 단위 선거다.

또 이전처럼 ‘중국산 바이러스’, ‘유교식 국가의 방역법’이라는 표현을 쓰며 뒷짐을 지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엔 국경이 없으니 각국이 방역에 최선을 다하면서 협력하는 태도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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