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청문회]13시간 혼쭐난 재벌총수 "정경유착 끊겠다"(재종합)

재단 출연 대가성 입증, 의혹 해소에는 한계
이재용, 정유라 지원방식 문제 시인, 구체적 이유에는 침묵
SK, 롯데, 삼성 전경련 탈퇴..이재용, 미래전략실 해체
  • 등록 2016-12-07 오전 12:02:07

    수정 2016-12-07 오전 8:42:4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1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한대욱기자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국내 대기업 총수를 대상으로 이뤄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가 13시간만에 끝났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재단 기금 출연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입증하는 등 기존에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거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것에도 한계를 나타냈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정경유착을 끊어버리겠다고 답변한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단 출연, 대가성 입증 ‘실패’

이날 국조 특위는 청문회를 앞두고, 재단 출연에 대한 청와대의 압력 행사와 대가성 여부를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재벌 총수들은 일제히 대가성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문화융성과 체육 육성을 위해 자금 요청을 받았냐고 물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문화 융성,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업들도 열심히 지원해주는 것이 경제 발전이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지원을 아낌 없이 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한테 문화, 스포츠를 포함해서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지원 요청이 있지만 단 한번도 무엇을 바란다든지, 반대 급부를 요구하면서 출연했다든지 지원한 적은 없다”며 대가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최태원 SK회장 또한 기금출연의 대가성 여부를 묻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대가성이란 생각을 갖고 출연한 바는 전혀 없고 그건 제 생각도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무슨 대가를 기대해서 우리가 출연했던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허창수 GS회장 겸 전경련 회장도 “다른 그룹들이 내는 걸 보고 거기에 맞춰서 냈다”면서 대가성에 대해 부인했다. 허 회장은 이어 청와대 압박이 없더라도 기업들이 정부의 기금 출연 요청을 회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허 회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기업이 거절하기 힘든건 한국적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경우 정유라에 대한 지원 방식에 대해서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면서도 지원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수차례 의원들의 관련 질의가 이어졌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이라 말만 반복했다.

이에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김 종 전 문체부 차관으로부터 독일에 가서 최순실 만나라고 지시받았고, 이를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에 보고했고, 이를 이재용 회장에게 보고했다는 게 검찰에서 밝힌 것이다. 이게 바로 어쩔 수 없는 사정 아니냐”고 물었다. 이는 자칫 이 부회장에게 뇌물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경유착 단절 약속..전경련 탈퇴 언급하기도

결국 이날 여야 의원들의 정경유착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에 기업 총수들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오늘 청문회는 정경유착에 대한 청문회”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버지 덕분에 돈과 권력을 얻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러는 감옥살이 경력도 있다”면서 “이런 분들이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한국이 갖고 있는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날 집중포화를 맞은 이 부회장은 “오늘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돌아가서 곰곰히 섀겨서 변화가 있도록 보여주겠다. 구태 다 버리고 정경유착 다 끊겠다”면서 청문회 증인 출석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신 회장 또한 “작년에 경영권 분쟁도 있었고, 이번 사태도 있고 국민들께 여러 심려 끼쳐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허 회장도 “지금 경제 어려운데 이들기업과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조언 경청해서 신뢰받는 경영인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다.

이어 최 회장과 구 회장, 이 부회장은 전경련을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전경련에 대해 “전경련을 헤리티리지 재단처럼 운영하고 각 기업 간 친목 단체로 남아야 한다는 게 제 의견”이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를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오늘 여러 의원님들 질타도 있으셨고 질문 중에 미래전략실에 관해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으신 것을 느꼈다“면서 ”저희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께서 만드신 것이고, 저희 회장께서 유지해오신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국민 여러분이나 의원님들께서 부정적 인식이 있으시면 없애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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