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류샤오보를 죽음으로 몰았나‥中정부 책임論 부상(종합3보)

中인권·민주화 위해 평생 바쳐..옥중 노벨평화상 수상
간암 말기 판정 후 해외서 치료받게 해달라 요청했지만
中정부 결국 거절..“中정부 무거운 책임 있다” 비판
  • 등록 2017-07-14 오전 3:27:34

    수정 2017-07-14 오전 3:30:36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류샤오보가 13일 별세했다.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류샤오보(劉曉波·61)가 별세했다.

류샤오보를 치료해온 중국 선양에 있는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은 “12일 오후부터 류샤오보의 병세가 극도로 악화돼 호흡 곤란을 겪었으며 신장, 간 기능이 떨어지고 혈전이 생겨 고통스러워했고, 13일 오후 숨졌다”고 밝혔다.

1955년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태어난 류샤오보는 베이징 사범대 중문과 대학원에서 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같은 대학에서 강사로 교편을 잡았다. 1989년 천안문 사태는 류샤오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당시 그는 뉴욕 컬럼비아대 버나드 칼리지에 방문 학자로 근무중이었지만, 천안문 소식을 듣고 즉시 귀국해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천안문 운동에 가담했던 지도부 대부분이 해외로 망명했지만, 류샤오보는 중국에 남아 활동을 계속했다. 그러던 사이 네차례 구석과 석방을 되풀이했다.

류샤오보는 2008년 12월10일 세계인권의 날에 중국의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하는 ‘08헌장’ 발표하려다 다시 체포됐다. 중국의 일당독재 체제가 인간의 권리를 탄압하고 인민들의 생명을 앗아간다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류샤오보는 결국 국가 전복 혐의로 11년형 선고를 받고 다시 수감된다.

옥중에 있던 류샤오보는 2010년 중국의 첫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이후 류샤오보의 석방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류샤오보는 수감 도중 간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그는 중국을 떠나 해외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수차례 요청했다. 류샤오보는 평생 옥바라지를 하며 그의 곁을 지켰던 아내이자 동지인 류샤가 자신이 죽은 이후 해외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원했다.

아내에 대한 류샤오보의 사랑은 각별했다. 징역 11년형을 선고받는 법정 최후진술에서 “지난 20년동안 가장 큰 행운은 아내 류샤의 희생적 사랑을 얻은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류샤오보는 1996~1999년 감옥에서 300여통의 편지를 아내에게 보냈다.

국제적인 석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끝내 류샤오보의 출국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류샤오보가 중국에서 생을 마감했다. 중국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류샤오보에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베리트 라이스 안데르센 대표는 성명을 통해 “류샤오보가 말기 병에 이르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로 옮겨지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그의 조기 사망에 대해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UNOHCHR)는 “중국은 물론 세계의 인권운동에 헌신해왔던 투사를 잃었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자이드 대표는 류샤오보의 부인 류사가 원하는 곳에서 머물 수 있도록 허락해 줄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루샤오보의 부인 루샤를 비롯해 그가 사랑했던 모든 이에게 충심 어린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루샤의 희망에 따라 그를 가택연금 상태에서 풀어주고 중국을 떠나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프랑스의 장이브 르 드리앙 외무장관은 “류샤오보의 타계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프랑스는 그동안 여러 차례 그의 석방을 촉구해왔다. 인권 옹호는 전 세계에서 프랑스의 외교가 추구하는 우선순위 중 하나로, 이 문제는 중국과 프랑스 간 대화 주제”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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