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뽀로로 넘은 '상어가족송', 中기업이 유사품 제작·유통

베이비버스 '상어가족 추석무도회송', 핑크퐁 '상어가족송'과 분위기 비슷
일부 베끼기 의심되지만 해당 업체가 저작권 침해 입증 어려워
  • 등록 2018-01-15 오전 4:23:23

    수정 2018-01-16 오후 9:52:24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3살 유아를 자녀로 둔 허윤정 씨는 유튜브를 보다가 의아한 콘텐츠를 발견했다. ‘베이비버스’라는 중국 어린이콘텐츠 업체가 한국어로 번역해 올린 ‘상어가족 추석무도회송’이다. 아기·엄마·아빠·할머니·할아버지 상어가 차례로 등장한다는 점과 ‘뚜뚜뚜루루’ 같은 단순한 가사가 반복된다는 게 핑크퐁 ‘상어가족송’과 닮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어린이 콘텐츠 업체 ‘베이비버스(寶寶巴士)’는 지난해 우리나라 최고 히트 동요 ‘상어가족송’(스마트스터디 제작)과 유사한 콘텐츠를 제작해 올렸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시점은 추석 연휴가 있던 지난 10월이다. 누적 조회수 10억회로 지난해 유튜브 어린이 콘텐츠 분야에서 뽀로로마저 밀어낸 상어가족송이 아류작을 만난 것이다.

두 영상물이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체적인 영상 스타일과 노래 분위기가 비슷하다. 이른바 ‘아이디어와 형식(포멧) 베끼기’다.

베이비버스가 만든 ‘상어가족추석무도회송’(위)과 핑크퐁 ‘상어가족송’(아래)
문제는 이런 유사 콘텐츠가 나와도 국내 제작사 입장에서는 속만 끓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유사하게 만들어진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국내 업체가 손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해외 기업이 따라한 경우는 소송을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도 한국 콘텐츠를 노골적으로 따라하지 않는다. 이들도 전략적으로 진화했다.

中업체 전략↑..韓 업체, 속만 ‘부글부글’

김인철 상명대 지적재산권학과 교수는 “두 상어가족 동영상을 비교해 봤을 때 소송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저작권 침해 여부가 확인될 것이라는 확신은 들지 않는다”며 “아이디어 차용으로 (중국 업체가) 주장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추정했다. 캐릭터의 유사성도 스마트스터디 측에서는 주장하기 힘들다. ‘상어’라는 동물에서 가져왔다는 이유다.

김 교수는 “중국 업체에도 저작권 전문가가 관여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노래와 아이디어 모두 표현의 경계에 있다”고 전했다. 논쟁은 되겠지만 미국 디즈니같은 거대 지적재산권(IP) 보유 기업이 아닌 이상, 소송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사자인 스마트스터디(한국 상어가족송 제작사)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스마트스터디 관계자는 “베이비버스와 제휴를 맺은 바 없다”고 전했을 뿐이다.

스마트스터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핑크퐁 콘텐츠가 방송이나 공연 등에서 사전 협의 없이 노출된 것이라면 충분히 액션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의혹) 상황에서는 스마트스터디 측도 입장을 정리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핑크퐁 상어가족송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는 베이비버스는 영문 이메일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베이비버스의 유아동 콘텐츠는 일부 한국어로 번역돼 있다. 상어가족 추석무도회송 이외 다양한 콘텐츠를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소송을 제기한다면?..中 현지에서

스마트스터디가 베이비버스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다면 중국 법원으로 가야한다. 저작권 침해 의심 행위가 중국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저작물이라도 중국에서 저작권 침해 의심 행위가 있었다면, 중국 법원의 판단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법원이 자국 기업 편만 들어주지 않는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고 기술력 또한 늘면서 자국 기업의 저작권 보호도 중요해졌다. 자국 기업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라면 다른 나라 기업의 저작권도 인정해줘야 하는 이치다.

승산이 있다고 해도 연매출 100억원을 상회하는 스마트스터디 입장에서는 베이비버스를 상대로 법정 싸움을 중국에서 벌이기 힘들다. 법정 싸움이 되려 스마트스터디의 중국 사업에 역풍이 될 우려도 있다.

한편 지난해 한국저작권위원회 중국사무소로 접수된 저작권 침해 사례중 ‘경고’로까지 이어진 사례 수는 434건이다. 이중 방송이 347건으로 가장 많다. 영화는 60건이다. 저작권위원회 중국사무소 관계자는 “권리자로부터 접수를 받아 침해 대응 여부 처리가 가능한 만큼 권리자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내 저작권 침해 사례중 ‘경고’ 판정 건수 (출처 : 한국저작권위원회 중국사무소)
베이비버스?

베이비버스는 지난 2009년 중국에서 설립된 어린이 교육·콘텐츠 기업이다.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처럼 유튜브와 앱을 통해 어린이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베이비버스 앱의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90억회회다.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7위에 들어 주목 받기도 했다.

베이비버스 영문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3년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중국내 두 자녀 열풍과 함께 사세가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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