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금강산관광에 출구…현대그룹, 재개시 준비기간 ‘3개월’

현정은 회장의 흔들리지 않는 ‘北心’
아픈 손가락 포기 않는 끈기 결실 맺어
“일희일비 말고 담담히 준비하겠다,
그룹의 대북사업에도 탄력 붙을 것”
  • 등록 2018-09-20 오전 12:41:37

    수정 2018-09-20 오전 12:41:37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한 17인의 재계인사 가운데 가장 큰 성과를 올린 경제인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다.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라는 조건부 단서가 붙긴 했지만 9월 평양공동선언을 계기로 10년간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남북 경협을 포기하지 않았던 현대의 끈기가 결실을 맺게 된 셈이다.

금강산관광 사업권을 가진 현대그룹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사업 정상화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현대그룹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남북 정상의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정상화라는 담대한 결정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도 “사업 정상화를 위한 환경이 조속하게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룹 내 대북사업을 전담해온 현대아산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에 필요한 준비 기간은 약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봤다. 이제희 현대아산 부장은 “북측 내 호텔 및 관련 시설의 노후화 정도를 살피고, 도로 등 점검을 통해 개보수를 거치면 약 3개월이 걸린다. 시뮬레이션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 수도는 물론, 숙박시설, 40~45인승 버스 점검은 물론 안전, 관광코스 등을 둘러봐야 한다”면서도 “지난 10년간 흔들림 없는 의지와 확신으로 준비해왔다. 바로 진행할 수 있는 남북경협”이라고 자신했다.

현 회장은 대북사업 재개를 위해 지난 5월 그룹 내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회사를 떠났던 대북사업 전문가들도 복귀시키는 등 현안을 직접 챙기며 만반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현대그룹이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지 20년, 중단된 지 10년을 맞는 해인만큼 의미도 남다르다. 대북사업은 그룹의 숙원이자 아픈 손가락이다. 1998년 6월 정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하면서 물꼬를 튼 이래 그해 11월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 개발 등 20여 년간 남북 소통과 경협의 창구 역할을 했다. 하지만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 초병이 쏜 총탄에 의해 숨지면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전면 중단됐다. 2008년까지 금강산을 다녀간 관광객은 총 195만5951명으로 금강산 관광 연간 최고 매출액은 3018억 2200만원(2007년)을 기록했다.

현대그룹은 북측과 맺은 7대 SOC(사회간접자본) 독점사업권(30년간·2030년 합의)도 갖고 있다. 이 사업권에는 주요 명승지 종합 관광사업(백두산, 묘향산, 칠보산)을 비롯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물자원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등 기존 사업 정상화 뿐 아니라 현대가 보유한 북측 SOC 사업권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남북경협사업을 확대발전 시키기 위해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경협 재개가 본격화하기 위해선 유엔 결의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 실제로 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일희일비하지 말고 남북 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담담하게 준비하자”고 주문한 바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차분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는 게 현 회장의 당부”라며 “경협이 구체화될 경우 사업 재개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9월 평양공동선언이 실질적으로 진행되면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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