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30일자 2면에 게재됐습니다. |
새누리당의 불모지 광주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대변인’으로 불렸던 이정현 후보가 서구 을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서구 을 지역은 이 후보와 오병윤 야권 단일 후보(통합진보당)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며 4·11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 후보의 전략은 일꾼론이다. 18대 국회 4년 동안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며 호남 예산 챙기기에 혼신을 다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의 독점을 깨고 소통의 통로를 만들겠다는 ‘동서화합론’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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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호남 사람의 포용력으로 경상도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기회를 주시면 꼭 보답하겠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곤룡포와 익선관 차림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광주 시민께 보답하겠다는 의미로 사모관대를 입었다”고 말했다.
풍금사거리에서 9년 동안 가게를 운영해온 이영숙(48)씨는 “넉넉하면 이런 데서 일하것소”라며 “4대강에 들어갈 돈을 농민헌티 풀어야 물가도 싸지고 좋을 것인디”라고 푸념을 늘어놨다. 그는 “FTA도 무조건 오케이 하면 안되제”라며 “못사는 사람은 왜 계속 못산뎌”라고 덧붙였다.
오병윤 야권 단일 후보의 전략은 ‘정권 교체론’에 모아진다. 정권 교체야말로 국민의 열망이며, 새누리당과 이정현 후보는 심판의 대상이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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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는 박빙이다. 중앙일보, 한국갤럽, 엠브레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후보가 28.6%로 이 후보에 24.3%에 근소하게 앞선다. 광주일보와 KBC광주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이 후보가 34.5%로 오 후보(30.8%)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오차 범위 내의 접전이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중앙공원을 국가공원화하는 등 친환경 발전 정책도 챙기고 있다”며 “무소속 후보의 사퇴가 이어지면서 지지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합이 치열한 만큼 제3후보의 거취는 새로운 변수다. 이정현 후보, 오병윤 후보, 무소속 정남준 후보와 함께 4파전을 펼쳤던 무소속 서대석 후보는 28일 전격 사퇴하며 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