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0년]후손 외면에…귀환 못한 13만 6.25 전사자

전사자 16만여명 중 현충원 안치 3만명 그쳐
DNA 시료채취 8촌까지 가능..3대이상 후손 참여 극히 저조
  • 등록 2013-06-25 오전 7:30:00

    수정 2013-06-25 오전 7:41:42

6.25 전쟁에 참전한 10대 학도병들의 모습(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 “2009년 아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하셨던 105세의 김언년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전쟁통에 군에 입대한 아들을 기다리는 60년 동안 이사 한 번 가지 않고 대문색깔도 바꾸지 않으셨답니다. 안타깝게도 DNA 시료를 채취한 그 해 겨울에 돌아가셨습니다.”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우리 국군과 경찰의 전사자는 16만2394명이다. 이중 현충원에 안치된 인원은 2만9400여명에 불과하다. 아직도 13만명의 전사자가 우리 땅 어딘가에서 유족의 품을 기다리고 있다.

국방부는 전쟁이 끝난 지 50년이 다 된 지난 2000년에야 비로소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한 해 150구 안팎을 발굴하는 등 지지부진하던 사업은 2007년 유해발굴감식단이 창설되면서 본격화됐다. 6월 현재까지 우리 군이 찾은 유해는 8417구.

그러나 유족을 찾아준 숫자는 82구에 불과하다. 발견된 유해와 유족의 DNA를 대조해야 하는데, 유족을 대상으로 한 시료 채취작업이 지지부진한 때문이다. 현재 시료를 채취한 유족은 2만5000여명이다. DNA채취는 전사자의 증손주 이상인 8촌까지 가능하지만 이를 신청하는 3대 이상 후손은 극히 드물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해발굴 사업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DNA 시료채취를 신청하는 대다수는 전사자의 부모나 형제다. 지금껏 생존한 6.25 참전용사의 87.2%가 80대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유족들의 여생은 그리 길지 않다.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특히 젊은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부모세대는 대부분 돌아가시고 손자세대들은 거의 참여도가 없다”며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군은 의무복무로 입대하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전사자 유족을 찾기 시작했다. 군 당국은 매년 입대하는 인원 29만명 중 4만명 정도가 전사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료채취 시 외박·휴가를 주는 등 혜택도 마련했다.

관계기관의 공조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DNA 시료 채취는 군 병원 외에도 전국의 254개 보건소에서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유족들이 찾아가도 이 사업 자체를 모르는 보건소가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잊혀진 호국선열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유해발굴 사업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진 호국선열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이라며 “유관기관에서도 사업의 취지에 공감해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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