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수입 원료의약품의 역습..'5개 중 1개는 중국·인도산'

작년 생산규모 전년대비 5%↑..저렴한 중국·인도산 급증
약가인하 이후 제약사들 원가절감 위해 중국산 선호
  • 등록 2015-05-22 오전 3:00:00

    수정 2015-05-22 오전 3: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값싼 중국, 인도산 원료의약품이 국내 의약품 시장으로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완제 의약품 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저렴한 의약품 원료를 찾아나서면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중국·인도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국민들이 복용하는 의약품 5개 중 1개는 중국·인도산 원료를 사용하는 셈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들의 입지 또한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은 2조1389억원으로 전년대비 4.7% 감소했다. 매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다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원료의약품 생산규모(단위: 억원,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히 국산 원료보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과 인도산 원료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산과 인도산 원료의약품은 국내 업체의 제품보다 20~30%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원료의약품 수입 규모는 17억265만달러로 전년보다 0.4%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중국산과 인도산은 각각 5.8%, 13.9% 늘었다.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중국·인도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13.9%에서 2011년 17.9%, 2014년 22.9%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다.

업계는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제약사들이 수익성이 악화하자 원료의약품을 저렴한 수입산으로 교체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분석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2년 4월 건강보험 의약품의 가격을 평균 14% 인하한 것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시킨 원인으로 분석된다.

약가인하 이후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제약사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원료의약품 구매 비용부터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완제의약품의 원가에서 원료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국가별 원료의약품 수입 추이(단위: 천달러, %)
일괄 약가인하가 시행되기 이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중국산 원료의약품의 수입량은 15.6% 늘었고 인도산 역시 23.0% 증가했다. 일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수입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같은 기간 전체 원료의약품 수입 규모도 19억8149만달러에서 17억265만달러로 줄었는데도 유독 중국·인도산 수입만 증가했다.

최근에는 중국산 원료의 품질 수준이 많이 좋아져 제약사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저렴한 중국산 원료의약품에서 불순물이 섞이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최근에는 품질 수준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원료의약품도 완제의약품과 마찬가지로 허가 단계에서 식약처가 현지 공장 실사를 거쳐 수입 여부를 허가하기 때문에 원료의약품의 가격과 품질은 무관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들은 원료의약품의 원산지 표기 의무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원료의약품의 원산지 표기는 현재 의무사항이 아니다. 의약품은 화학적 합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원산지가 중요한 정보가 아닐 뿐더러 원산지 표기로 소비자들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식약처의 판단이다. 세계적으로도 원료의약품의 원산지 표기를 강제하는 나라는 없다.

원료의약품 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도 업체들의 물량공세로 국내업체의 원료의약품은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국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정책도 폐지되면서 점차적으로 중국·인도산에 잠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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