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돈스쿨?" 장학금 받으면 '반값 등록금'

지난해 전국 25개 로스쿨 연간 평균 1569만원
로스쿨협 “장학금 제외한 실질등록금 894만원”
서울대 연구진 “로스쿨 출신 36.4% 대출 경험”
  • 등록 2016-02-11 오전 5:00:00

    수정 2016-02-11 오전 8:41:22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사법시험 존치’ 주장의 주요 근거 중 하나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고비용 문제다. 로스쿨 교육과정 3년을 모두 이수하려면 5000만원에 달하는 학비가 필요하다. 로스쿨을 ‘돈 스쿨’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유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5개 로스쿨 평균 등록금은 1569만원이다. 3년간 소요되는 학비만 4707만원이다. 여기에 생활비나 교재비 등을 포함하면 로스쿨 입학 후 졸업까지 드는 비용은 7000만~8000만원에 달한다. 로스쿨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연간 25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시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사시의 ‘가성비’가 로스쿨을 넘어서는 경계선은 5년이다. 5년을 초과하면 로스쿨보다 사시 준비에 투입되는 비용이 더 커진다. 게다가 사시는 장학금 지원이 전무하다.

25개 로스쿨 장학금으로 연 358억 지출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사시 합격자 12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1157명)는 사시 최종 합격까지 ‘5년 이내’의 시간이 소요됐다. 또 합격자의 77%(990명)은 월 39만 원 이하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39만원을 5년간 지출하면 총액은 2340만원이 된다. 만약 5년 내 합격한다는 보장만 있다면 사시가 로스쿨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뜻이다.

하지만 로스쿨 측은 장학금을 포함할 경우 실질 등록금은 연간 1000만 원 이하라고 반박한다. 저소득층의 경우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법시험보다 저비용 구조라는 것이다.

이는 전국 로스쿨원장들의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협의회) 조사에서 확인된다. 협의회가 지난해 말 ‘2014년 기준 전국 25개 로스쿨별 장학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등록금 총액의 37.6%(358억4600만원)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협의회는 “2013년 로스쿨 평균 등록금은 연간 1532만원이지만 장학금으로 지급된 액수(638만원)를 감안하면 실질 등록금은 연 894만원”이라고 강조했다.

오수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이화여대 로스쿨원장)은 “로스쿨 재학생 중 20%는 연소득 2600만 원 이하 계층”이라며 “사시는 돈벌이를 없이 4~5년 이상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서민층이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스쿨생 10명 중 4명 학자금 대출

하지만 로스쿨 등록금 수준이 여전히 서민층에게는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지 않을 경우 3년간 5000만원에 육박하는 학비를 조달해야 한다. 로스쿨 재학 중 들어가는 생활비까지 감안하면 비용부담은 더 커진다.

이 때문에 로스쿨생 10명 중 4명 꼴로 학자금 대출 등 빚을 떠안고 로스쿨을 졸업한다. 서울대 이재협(로스쿨 교수)·이준웅(언론정보학과 교수)·황현정(언론정보학과 박사과정) 연구팀이 지난해 6월 법조인 1020명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한 ‘로스쿨 출신 법률가, 그들은 누구인가’란 논문에선 로스쿨 출신 법조인 36.4%가 ‘학자금 대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2957만원이다.

한 사립대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이 ‘돈스쿨’이란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등록금 15% 인하’ 방안을 비롯해 학비를 낮추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장학금 확충과 학비 인하가 실현돼 로스쿨 재학생 중 저소득층 비중이 높아지면 돈 스쿨 논란은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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