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승부수…中 '반도체 굴기' 떡잎부터 자른다

김기남 사장, 메모리 시장 선두지키기
'치킨게임' 막 올려
메모리 수요 주춤 속 현물가 속락
삼성, 수익성 위주 전략 변화 조짐
점유율 확보 위해 공급 확대 나서
  • 등록 2018-07-25 오전 5:00:00

    수정 2018-07-25 오전 8:37:03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005930)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고, 글로벌 메모리 시장 왕좌를 굳히는 ‘치킨게임’에 서막을 열고 있다. 세계 최고 반도체 전문가로 ‘싸움닭’이란 별명이 붙은 김기남(사진) DS부문장(사장)이 메모리 양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중국업체들의 예기(銳氣)를 꺾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란 분석도 나온다.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D램(DDR4 8Gb) 현물가격은 8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물 가격 하락을 중국발 메모리 공급과잉 우려에 따른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중국이 제품 양산이나 공급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지배자인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공급 및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이 가격 하락의 원인이란게 업계의 시각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6년 3분기 48.0%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 44.4%로 3.6% 포인트 하락했다. 또 메모리 업계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점유율은 같은기간 75%선에서 48%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반도체 호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이 하락한 원인은 메모리 사업 전략이 수익성 위주였기 때문이다. 공급자 우위 시장 흐름 속에서 수익성에 방점을 찍은 결과, 2017년 2분기 이후 반도체 분야는 사상 최대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이로 인해 업계 2위 SK하이닉스와 3위 마이크론 등은 D램 점유율 늘리는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규모 평택 반도체 공장 가동과 2위 업체인 일본 도시바의 파산 위기 속에서도 2016년 3분기 36.8%에서 올 1분기 38.2%로 1.4%포인트 높이는데 그쳤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기남 사장은 올 하반기 이후 치킨게임을 불사하는 선제적 전략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기업들의 메모리 시제품 생산 소식이 전해지고 양산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김기남 사장은 2000년대 중후반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을 20%대에서 30%대로 끌어올리며 일본 엘피다나 미국 마이크론 등의 거센 추격을 치킨게임으로 물리친 경험이 있다”며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압도적 점유율과 초(超)격차 전략을 통해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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