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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기획재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을 통해 환경오염이나 국민건강 저해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개별소비세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소세는 사치품 소비 억제와 함께 제3자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를 주면서 대가를 치르지 않는 현상인 외부불경제 교정을 목적으로 과세한다. 기재부는 담배처럼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품목에 대한 세율을 높이거나 과세 범위에 포함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재부의 타깃은 액상형 전자담배다. 현재 시판 중인 쥴, 릴 베이퍼 등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팟 한 개에 259원으로, 궐련 한 갑(594원)의 절반 수준이다. 낮은 세금에도 불구하고 액상형 전자담배의 전용 팟 가격은 4500원으로 일반 궐련,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담배 가격과 같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이익률이 높은 것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간편한 흡연 방식과 불쾌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 장점을 내세워 국내에서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쥴, 릴 베이퍼 외에도 죠즈C, 플룸테크 등 후발주자들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올해 5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지 한 달 만에 610만 팟을 판매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액상형을 포함한 전체 전자담배 시장은 올 상반기 기준 1억9360만갑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무려 24.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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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인상은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앞서 국내에 먼저 출시한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출시 당시 전용담배를 1갑당 4300원에 책정했으나 담뱃세 인상 이후 45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율을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렸다.
업계에서는 시장을 개척하는 상황을 고려해 개소세 인상에도 가격 조정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 인상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이제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초기 단계다”며 “소비자들의 반발과 시장 확대를 위해서 세금 인상에도 가격 인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