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부재` 삼성電 AI 전략..`자체 역량 강화` 무게

DMC연구소 '세트'·종합기술원 '부품'..AI '투트랙'
加 몬트리올대 연구진과 AI 알고리즘 공동 연구
구글·인텔 등 글로벌 IT 기업 M&A 행보에 위기감
  • 등록 2017-09-29 오전 5:00:00

    수정 2017-09-29 오전 5:00:00

삼성전자가 ‘총수 부재’ 상황 속에서도 급변하는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체 역량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윤부근 CE부문 대표이사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삼성 837’에서 열린 AI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총수 부재’ 장기화로 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이 어려워진 삼성전자(005930)가 자체 역량을 강화 쪽으로 AI(인공지능) 전략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윤부근 CE(TV·생활가전) 부문 대표와 신종균 IM(인터넷·모바일) 부문 대표 등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 등에서 잇따라 AI 포럼을 열고,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에 ‘딥 러닝(Deep Learning)’ 등 AI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연구시설을 세우는 등 전략 실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트와 부품 양쪽에서 AI 기술 확보 및 적용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M&A 추진 난관…‘DMC연구소’ 글로벌 AI 네트워크로 돌파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모바일·TV·가전 등 세트사업 신기술을 주도하는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 R&D Center) 연구소’를 통해 AI 제품화에 나서고, ‘삼성종합기술원’은 딥 러닝 기반의 AI 핵심 알고리즘 개발과 부품과의 기술 접목에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자체 AI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트 사업과 부품 사업 모두에서 동시에 기술 향상을 꾀하는 투 트랙 전략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AI 기업 및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핵심 기술을 확보해왔다. 실제 2014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가진 ‘스마트싱스’, 2016년엔 AI 음성인식 스타트업 ‘비브랩스’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이를 통해 ‘갤럭시S8’부터 탑재를 시작한 AI 플랫폼 ‘빅스비’ 등 가시적 성과도 이뤄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얼마 전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는 등 총수 부재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원활한 추진이 어려운 M&A보다는 자체 역량 강화로 AI 전략을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런 전략 변화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인 ‘IFA 2017’에서 윤부근 사장이 기자 간담회를 통해 직접 M&A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예견된 바 있다. 윤 사장은 당시 이 부회장 구속 이후 AI 기업의 M&A 실패 사례를 공개하며 “선단장(이재용 부회장)이 부재중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투자라던가 사업구조 재편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후 윤 사장과 신종균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등 최고경영진들은 지난 19일과 2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에서 연이어 AI 포럼을 열고, 현지 우수 인재 및 석학 등을 직접 만나 AI 기술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총수 결단이 필요한 대형 M&A는 현 시점에선 한계가 있기 때문에 AI 분야 인재 영입과 석학들과의 기술 네트워크 구축 등 내실 다지기에 방점이 찍힌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종합기술원, 加 ‘딥러닝’ 창시자와 부품·AI 접목 협업

권오현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부회장이 총괄하는 부품 사업과 연계한 AI 기술 개발은 삼성종합기술원이 핵심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지난 8월 캐나다 몬트리올대에 AI 랩(Lab)을 설립했다. 이 랩에선 삼성종합기술원 등 한국에서 파견된 연구원들이 딥 러닝과 AI 분야 권위자인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교수를 포함한 현지 연구진과 함께 △음성·영상 인식 △통역 △자율주행 △로봇 등 AI 핵심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의 부품 분야와 알고리즘의 접목을 위한 공동 연구도 수행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딥 러닝의 창시자로 불리는 벤지오 교수와의 협업 부분이다. 벤지오 교수는 이미 구글과 인텔 등 글로벌 IT 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벤지오 교수가 이끌고 있는 ‘몬트리올 인스티튜트 포 러닝 알고리즘(MILA)’라는 딥 러닝 연구 그룹에 총 337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구글과 AI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인텔은 AI 연구 및 전략을 발전시키기 위해 ‘인텔 너바나 AI 위원회’를 구성, 초대 멤버로 벤지오 교수를 포함시켰다. 이 위원회를 통해 인텔은 전자 기기와 데이터센터 등 전 영역에 걸쳐 AI 활용 확대 및 성장 가속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재 영입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며 “총수 부재 상황이 길어진다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장 변화 속에서 삼성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 연구개발 조직도.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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