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폭탄에도 꿋꿋한 서울 집값..경매 낙찰가도 올려놨다

"서울 집값 오르니"..아파트 경매시장 연초부터 '후끈'
  • 등록 2018-01-11 오전 5:31:00

    수정 2018-01-11 오전 5:31:0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지난 8일 서울 동부지법 경매1계. 이날 경매에 부쳐진 서울 강동구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 전용면적 85㎡짜리 아파트는 신건으로 20명이 입찰에 나섰다. 결국 감정가(6억4000만원)보다 13% 높은 금액(7억2199만원)을 써낸 김모씨가 낙찰 주인공이 됐다.

같은 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경매1계에서는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이매촌 삼성아파트 전용 174.7㎡ 물건에 대한 입찰이 진행됐다. 지난달 첫 경매에서 유찰된 탓에 최저가가 감정가(8억1800만원)보다 30% 떨어졌지만 33명이 참여한 입찰함을 열어보니 최종 낙찰가(8억8599만9999원)는 오히려 감정가보다 8% 높았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작년 8·2 부동산 대책으로 경락잔금대출(법원 경매로 낙찰받은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리는 잔금대출)이 제한되는 등 경매시장이 규제 테두리 안에 들어왔지만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내집 마련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에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낙찰가율 ‘껑충’… 대출 규제에도 응찰자 ↑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월 첫째 주(2~9일)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4.4%로 전년 동월(93.3%) 대비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전월보다도 6%포인트 뛰었다. 수도권을 기준으로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작년 1월 평균 92.0%에서 올해 1월 첫주 95.0%로 뛰었다. 전월(93.8%) 대비로는 1.2%포인트 올랐다. 평소처럼 경매 일정에 온전히 신경을 쓰기 어려운 연말연시였는데도 수요자들의 낙찰 경쟁은 더 치열했던 셈이다.

특히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는 대출 규제가 경락잔금대출에도 그대로 적용된 이후 전국 법원경매 평균 응찰자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에는 오히려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과거 숱한 고강도 규제에도 서울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다’는 학습효과가 수요자들 머릿속에 각인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파트 경매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높은 투자 수익을 내려던 가수요자들은 응찰을 포기하고 있지만 거주를 위한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은 조금이라도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입찰가를 써내면서 낙찰가율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계속 오르니…‘거침없이 하이킥’ 입찰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경매 입찰자들이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도 서슴없이 낙찰받는 것은 꾸준히 오르는 집값 덕분이다. 통상적으로 감정평가가 최초 경매일보다 6개월 앞서 이뤄지기 때문에 입찰 시점에는 시세가 감정가 대비 크게 올라있어 공격적으로 입찰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8·2 대책 이후 일반 거래시장에서 매물 품귀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경매시장에 풀린 매각 물건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잡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수요자가 적지 않다.

앞서 낙찰 사례로 소개한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 아파트는 감정가 대비 113%인 7억2199만원에 주인을 찾았지만, 같은 주택형 일반 매물 호가는 7억2000만~7억5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7억37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낙찰자 김씨는 감정가보다 높게 낙찰받고도 수천만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9일 법원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은 서울 방배동 방배금강아파트(전용 81.7㎡)도 일반 거래시장에서는 매물을 구할 수 없는 귀한 물건이다. 경매가 아니고서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가장 최근 거래가 작년 10월로 7억9000만원에 팔렸다. 2016년 10월에 유찰됐던 이 물건은 결국 1년 3개월만에 감정가(7억원)보다 12% 비싼 7억8210만원에 낙찰됐다.

오은석 다다그룹 대표는 “평균 응찰자 수가 늘지 않았는데도 낙찰가율이 올랐다는 것은 최근 지속적인 집값 상승으로 인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팽배해졌다는 뜻”이라며 “자칫 입찰가에 거품이 낄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금리 상승 및 대출 규제로 인해 대환대출(다른 대출을 받아서 이전 대출을 갚는 일종의 갈아타기 대출)이 막힌 물건들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경매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자금 동원 계획을 과거보다 철저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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