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文정부 절박한 위기감에 호남 민심 결집할 것"[인터뷰]

이재명 후보 호남총괄특보단장 인터뷰
"안철수와의 단일화 필요…권력에 대한 공동정부 합의해줘야”
"호남 민심, 시대정신 맞다 보면 일주일 안에도 바뀌어…20여일 전혀 짧은 시간 아냐"
  • 등록 2022-02-14 오전 6:00:00

    수정 2022-02-14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성기 이유림 기자] “4기 민주정부 계승자를 넘어선 새로운 창조자의 모습으로 등장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남 총괄특보단장인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기간 이 후보의 과제와 관련, “권력을 이어가되 변화된 시대에 맞는 권력으로 재창출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남총괄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관련 시대적 과제와, 단일화 전망, 호남 민심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DJP 연합,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등 대선뿐 아니라 총선에서도 연합과 단결을 통해 보수당을 이겨왔다”며 “안철수·김동연 후보를 포함해 원론적으로 모두 함께 공동정부를 만들어야 할 과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탄압, 정치 보복을 넘어서 지금까지 이룬 민주주의나 대한민국의 발전이 꺾일 수밖에 없다”면서 “어쩌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엄청난 후퇴를 가져오고 `검찰 공화국`으로 돌아갈 순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아직까지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호남의 바닥 민심은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강 전 수석은 “과거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선거 때 보다 열기가 아직 타오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없겠다는 절박한 위기감에 호남 민심이 결집하고, 그 결집의 효과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한자릿수에 묶어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근거로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는 심리가 이 후보를 찍어야 할 이유로 작동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강 전 수석은 “검찰 개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 4기 민주정부 수립이 안 될 수 있다는 위기감, 이대로 가면 지역이 소멸되겠다는 균형발전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면서 “이런 위기감이 결국은 절박감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또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논란이 된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두고서는 “측근 중의 측근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적폐 정부로 규정하고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미래 비전을 보여주고 대한민국을 더 나은 데로 이끌어 가겠다는 생각보다 보복 정치를 하겠다는 것으로 귀착되는 게 아닌가란 점에서 섬뜩하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 `과잉 의전` 등 논란에는 “국민의 눈으로 봐야 한다. 변명해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강 전 수석은 “늦게나마 사과를 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선대위나 지지자들이 자꾸 조건을 붙이고 `저기는 100원인데 우린 10원`이란 식으로 비교하면 안 된다. 깔끔하게 사과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다만,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답하지 않는 것에는 날을 세웠다.

강 전 수석은 “제2부속실은 엄청난 권한과 국제사회에서 `퍼스트 레이디`라는 권한을 갖는 영역”이라면서 “이 영역을 검증하지 않은 채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건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이영훈 기자)


다음은 강기정 전 수석과의 일문일답.

-이번 대선 전체 판세를 어떻게 보시나.

△역대 어느 선거에 비해서도 `박빙`으로 가지 않을까. 결국 양자 구도로 갈 것 같다. 단일화가 되든 안 되든 막판에는 사표 심리가 발동하면서 제3후보는 힘들어질 것이다. 양당 후보 비호감도가 높다 하더라도 양강 구도로 재편돼 쫙 빨려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도 조금씩 빠지는 것 같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층은 결국 막판에서는 사표 심리에 의한 선택할 것이다. 단일화가 안 되면 결국 현실적으로 얻을 득표율은 지금 여론조사 수치보다 훨씬 밑인 한자릿수가 될 것이다.

-호남 지역 바닥 민심은 어떻나.

△위기감이다. 검찰 개혁 무산, 4기 민주정부 수립이 안 될 수 있다는 위기감, 문재인 정부 때 부족함이 있었는데 이대로 가면 지역소멸이 되겠다, 균형발전에 대한 위기감이 엄청나게 팽배해 있다. 이 위기감이 결국은 절박감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또 되어야 한다.

-지지층 결집이 부족한 상황이라 봐야 하나

△과거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선거 때보다는 열기가 아직 타오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과거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결국 80% 이상의 지지를 얻었고, 문재인 후보 때는 안철수 후보가 30% 가까이 가져가면서 60% 초반대 지지율을 얻게 됐는데, 과연 이번에도 그럴까. 그렇지 않을 거 같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없겠다는 절박한 위기감에 의해서 호남 민심이 결집하리라 보고, 그 결집의 효과는 윤석열 후보를 한자릿수에 묶어둘 것이다. 예전의 전통적 지지율,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 그 지지율로 민심이 표출될 것이다.

-여론조사 수치보다는 투표 결과 수치가 훨씬 높을 것이란 말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수평적 정권교체`에 대한 갈망,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적폐 청산`이 시대 요구였다.

4기 민주정부 수립, 윤석열 후보의 부족이란 당위적 이유 외에 큰 이유를 명확하게 찾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그중에 가장 큰 것은 `문재인 정부를 지키자` 이것이 이재명 후보를 찍어야 할 이유로 작동될 거라 본다.

적어도 문재인 정부 때 가장 애쓴 게 검찰 개혁인데 여차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논두렁 시계` 사태가 재현될 수 있겠다는 위기감과 절박감을 느끼는 시·도민이 다시 이재명 후보를 찍어야 할 이유를 찾지 않을까.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면 다른 의문 부호가 있는 것 아닌가.

△광주·전남은 늘 0 대 8이거나 8 대 0이지 4 대 3, 3 대 4로 나뉘지 않는다. 광주의 정치의식은 이것이 흐름이고 시대정신,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면 그 민심의 변화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명분과 시대정신에 맞다고 보면 일주일 안에도 뒤바뀌는 게 호남 민심이다. 20여일은 전혀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호남 득표 목표치 25%까지 상향했다. 호남 민심 파고들 여지 있을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5·18 앞에 무릎 꿇었다. 많은 갑론을박 있었지만, 저런 쇼는 좋은 쇼다. 5·18 다음으로 나가야 한다, 보이지 않게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무릎 사과`가 근데 오래 못 갔다. 결국은 `개 사과`로 표출됐다. 광주 시민은 5·18에 당당한 대한민국의 지도자상을 보여주길 바란 거다. `러브 레터` 보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강고한 지지 보내는 건 부족하고 아쉬운 점 있지만, 그럼에도 검찰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가 레임덕 없는 지지를 보내는 하나의 동인이기도 하다.

-윤석열 후보 행보 어떻게 보나.

△출마 때도 그렇고 보복의 정치를 해 보겠다, `반문 정치`를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했고 그걸 `국민의 부름`으로 포장했을 뿐이다.

결국 본질을 속이지 못하고 말은 적폐 청산인데 측근 중의 측근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적폐 정부로 규정하고 정치 보복하겠다고 선언했다. 보통 대선 후보는 통합의 정치, 화합의 정치 하겠다고 하지 보복 정치하겠다고는 안 한다. 애초 윤석열 후보는 미래 비전을 보여주고 대한민국을 더 나은 데로 이끌어가겠다는 생각보다 자기 보복 정치하겠다로 시작한 거고 거기로 귀착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 논란, 선대위 태도나 발언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지 않나 비판이 있다.

△공적 영역이 사적 영역으로 활용된 건 누가 봐도 잘못했고 재발하지 않도록 사과해야 한다. 여기에 변명해선 안 된다고 본다. 늦게나마 사과하게 된 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선대위 관계자들이나 지지자들이 자꾸 조건을 붙이면 안 된다. `저기 100원인데 우린 10원이다` 비교하면 안 된다. 깔끔하게 사과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여전히 김건희 씨는 사과해야 할 문제다. 제2부속실은 엄청난 권한과 국제사회에서 퍼스트 레이디라는 권한을 갖는 영역이다. 개인 김건희 씨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영역에 대해 어디까지 검증하고 재발 방지를 할 것인지 따지지 않고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건 큰 문제다

-안철수 후보 러브콜은 어떤 차원인가.

△안철수 후보 지지표는 결국 정권교체 희망의 표, 또 양 후보를 싫어해서 제3의 후보 찾는 두 세력이 섞여 있다고 본다. 윤석열 후보 측에서는 안철수 후보 말라죽이면 결국 사표 심리로 정권교체 바라는 표는 자신들에게 와 이길 거라 보는 듯 하다.

여당은 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왔다. DJP연합,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등 대선뿐 아니라 총선에서도 연합과 단결을 통해서 보수당을 이겨왔다. 그만큼 보수 기반이 오랫동안 구축되고 영역이 넓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는 원론적으로 안 후보를 포함해서 모두와 함께 공동정부 만들어야 할 과제가 있는 거다.

특히 다음 정부로 이어지지 않으면 역사가 또 굴절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단순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탄압, 정치 보복을 넘어서 지금까지 이뤄져 왔던 민주주의나 대한민국 발전이 다시 한번 꺾일 수밖에 없는 거다.

안철수·김동연 후보 포함해 공동정부 만들어야 한다. 자리 몇 개 나눠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 개헌을 통해서 정확하게 권력에 대한 공동 정부를 합의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4기 민주정부는 더 넓은 민주 정부가 될 수 있다.

-권력구조 개편, 제왕적 대통령제 어떻게 개선할지 화두다.

△4기 민주정부 계승자이지만 또 어쩌면 이재명 정부는 4기 계승자를 넘어선 새로운 창조자의 모습으로 등장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를 판박이처럼 따라 배우는 계승자는 아닌 것 아니냐. 새 시대에 맞는 개헌의 과제가 있다면, 그런 과제를 실현시킬 수 있는 모티브를 대선 과정에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게 공동 정부 밑그림 아닐까.

집권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를 합의만 해 낼 수 있다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지금대로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부딪쳐 결론이 나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거 같다. 이긴 쪽 중심이 돼 또 한 번 역사가 반복될 뿐일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그 단계를 넘어 `시프트`하는 지도자로서 큰 결단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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