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때문에"...포항 주차장 생존자 2명, 엇갈린 희비

  • 등록 2022-09-07 오전 5:29:24

    수정 2022-09-07 오전 6:22:0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태풍 힌남노로 침수된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됐던 주민 중 2명이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지난 6일 오후 물이 가득 들어찬 지하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구조대 밧줄을 붙잡고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실종신고 13시간 만으로, 주민 A(39)씨가 무사히 살아 돌아온 것이다.

A씨의 모습에 구조작업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환호했다.

6일 저녁 태풍 ‘힌남노’의 폭우로 잠긴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시간 반쯤 뒤, 또다시 기적이 일어났다.

실종됐던 주민 B(51) 씨가 A씨에 이어 침수된 지하 주차장에서 구조됐다. B씨는 14시간 동안 물속에서 버텼던 만큼 저체온증이 왔지만 의식은 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은 이날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첫 번째 생존자인 39세 남성은 지하 주차장 오수관을 붙잡고 있는 채 발견됐으며, 두 번째 생존자인 52세 여성은 지하 주차장 상부 배관 위 공간에 엎드려 있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첫 번째 생존자는 헤엄쳐 나와 자기 발로 스스로 나온 격으로 볼 수 있고 두 번째 분은 엎드려 있었기에 우리 대원들이 가서 구조했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주민은 지하 주차장 천장의 움푹 파인 구조가 에어포켓 역할을 해 배관 위에서 호흡할 수 있었을 거라고도 했다.

6일 저녁 태풍 ‘힌남노’의 폭우로 잠긴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 1명을 추가로 구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A씨는 오직 가족을 다시 보겠다는 일념으로 오랜 시간을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구조된 뒤 병원으로 가는 119구급차 안에서 아내에게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아이들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는 고립 당시 심경을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내는 통화 내내 여러 차례 환호성을 내며 “고맙고 감사하다”고 외쳤다.

주민 2명이 극적으로 생존해 돌아왔지만, 6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가운데 10대 남성도 포함됐는데, 연합뉴스에 따르면 생존자인 B씨의 아들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어머니를 따라 차를 빼러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진 6일 오전 7시 40분께 소방에는 포항시 남구 인덕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민들이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조대가 수색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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