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 미국이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표결에서 상임이사국 중 ‘나홀로’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감사의 뜻을 표했다.
|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AFP) |
|
네타냐후 총리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이 안보리 휴전 결의안을 거부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며 “하마스 제거를 지지하면서 (동시에) 하마스 제거를 막는 전쟁 중단을 지지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른 국가들도 이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제거하고 우리가 정한 다른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정당한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전날 아랍에미리트(UAE)가 제출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진행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 및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 전원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천명한 미국이 상임이사국 중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하며 결의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미국은 거부권 행사 이유에 대해 휴전이 하마스에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다른 상임이사국들은 모두 찬성표를 던져 국제사회 비판에 직면하는 등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실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 국가들은 크게 반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이날 미국의 결의안 반대에 대해 “공격적이며 부도덕하며, 인도주의 원칙과 가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며 “이스라엘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스스로를 연루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희생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카타르·이집트·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 등의 외무장관들도 전날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 실망감을 표하며 이스라엘이 휴전을 수용하도록 미국이 더욱 광범위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