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세월호法]③세월호 108일째? 우리에겐 108번째 4월 16일

인터뷰-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
  • 등록 2014-08-04 오전 6:00:10

    수정 2014-08-04 오전 8:22:57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7·30재보선 결과가 정치권의 지형을 요동치게 하면서 세월호 특별법이 더욱 표류하고 있다. 여당에선 ‘야당과의 협상에 끌려가선 안된다’는 강경론이 고개를 드는 반면 선거기간 정부책임론을 부각하기 바빴던 야당은 ‘제 코가 석 자’인 상황에 놓였다. 정치권이 재보선 결과에 저마다 해석을 내놓으며 또다시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이에도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은 여전히 폭염과 장마에 맞서 목숨 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111일.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세월호특별법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우리 사회에 던져진 핵심 과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정다슬 조진영 기자] “우리에게 오늘(8월1일)은 세월호 참사 108일째가 아니라 108번째 4월 16일입니다.”

유경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본관 2층 주 출입구 앞에서 곡기를 끊은 지 19일째(4일 현재 기준 22일째). 그의 얼굴은 새까맣게 탔고 볼살도 쏙 들어갔지만 ‘죄 없는 아이들이 왜 죽었어야 하는가를 밝히겠다’는 의지만은 변함없었다.

유 대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호 참사가 점점 잊힐 수 있다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과거에 일어났던 참사들에 대해 우리도 마음 아파했잖아요. 그런데 금방 잊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과거의 참사) 그게 내 일이 됐다는 거지. 나는 ‘오래 잊지 말고 같이 갑시다’하는 (생각에 단식을 하는) 것이고…”

유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정에 대해 여당은 무심하고 야당은 지나치게 눈치를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설특검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한 번도 여당 의원으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반면) 야당 의원들은 우리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와서 설명해주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자꾸 묻는다”고 말했다. 그 때마다 가족들은 “야당 의원이 여당 심부름꾼이냐”며 “왜 중간에 왔다갔다하면서 눈치보고 절충안을 가져오시냐”며 핀잔을 준다는 후문이다.

현재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진상조사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은 상설특검제도를 이용해 특검보를 진상조사위원회에 파견한다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유 대변인은 이같은 방향에 대해 한 번도 유가족들은 동의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특별법이 잘 되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목숨이 걸린 것”라며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방안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또 오는 4일부터 예정됐던 세월호 청문회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증인채택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무산된 것과 관련, “가족들이 김기춘 실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는데 우리는 한 번도 특정개인에 대해 오라가라 한 적이 없다”며 “다만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왜 자꾸 예외를 만드는 것이냐. 그 원칙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협상에서 쟁점이 되는 특검 추천권에 대해서도 “내곡동 특검 때 야당에서 추천하지 않았냐. 그걸 왜 전례가 없다고 주장하는 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새누리당은 당 차원의 ‘세월호 피해자 지원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히며 유가족과 1대1 면담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 대변인은 이에대해 “가족들이 아이를 잃은 것은 똑같지만 경제적 상황은 다르다. 어떤 가정은 조부모만 계시고, 편부·편모가정도 있고 이번 사고로 직장에 잘려서 보상이 절실한 곳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가 개개인의 상황에 따른 요구를 접고 진상조사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부끄러운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다짐해서 나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4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새누리당의 피해자 지원특위 제안에 대책위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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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7·30 재보선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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