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추석 선물은 늘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품목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기도 하지만, 선물을 통해 대통령의 통치 철학 또한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보낸 추석 선물을 보면, ‘지역 안배를 고려한 국산 농산품 선호’가 뚜렷하다. 여기에는 ‘국민대통합’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추석 선물로 국산 농산품을 선호하는 것은 역대 대통령들도 마찬가지였다.
기독교인인 이 전 대통령이 추석 선물에서 술을 배제했던 것과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은 늘 술을 선물했다. 그는 2003년 추석에 복분자주를 선물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소곡주, 2005년 문배술, 2007년 이강주 등 해마다 전국 각지의 민속주를 선택했다. 여기에 술의 산지와 다른 지역의 특산품을 함께 넣어 ‘지역화합형’ 선물을 구성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석 선물은 김, 한과, 녹차 등이 주를 이뤘다. 얼마나 소박했으면 지난 2003년 정대철 당시 민주당 대표는 역대 대통령들의 추석 선물을 공개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선물에 대해 “시시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멸치잡이 사업을 하던 부친이 보내준 고향 거제도 멸치를 선물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 뿐만 아니라 정치 입문 때부터 멸치 선물만 줄기차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가에서 올해 추석 선물로는 전남 진도 특산물이 인기다. 세월호 참사로 이 지역 농수산물 매출이 급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진도산 전복을 선물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내는 선물로 진도산 특산물을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