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실 두타의 리뉴얼 공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9년 개장한 이래 5년마다 정기적으로 새단장을 해왔다. 지하 2층부터 지상 8층까지 전면 개보수 작업을 위해 한 달간 모든 매장을 휴점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이번 콘셉트는 ‘어너더 월드(Another World·새로운 세계)’로 잡고 전 매장의 구성과 인테리어를 바꿨다. 특히 유명 디자이너들의 편집숍을 기존 60여개에서 40개 더 늘려 강화했다. 모델 김원중과 박지운이 함께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87MM’부터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솔드아웃’에 출연한 디자이너 김인혜의 ‘메종 드 이네스’, 디자이너 이상봉의 아들인 이청정의 ‘라이’ 등이 입점했다.
디자이너 숍에 특색을 둔 만큼 1층엔 눈에 띄는 디자이너 의상들이 가득했다. 허리에 고무줄을 넣어 주름을 잡은 통 넓은 바지나 커다란 호랑이가 그려진 원피스 등 과감한 스타일의 옷들이 눈길을 끌었다. 방송에서 보던 패션쇼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쇼핑시 지루할 틈이 없어 보였다. 매장 대부분의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여성용 원피스는 평균 20만원을 웃돌았고, 긴팔 셔츠는 최소 7만원이었다.
매출도 올랐다. 두타 관계자는 “리뉴얼 뒤 5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이전보다 20%가량 상승했다”며 “매장 수도 줄고 평일(일~목) 영업 시간이 과거 새벽 5시에서 자정으로 단축된 데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덩달아 동대문 상권에도 활기가 돌았다. 지난 해 리뉴얼을 마친 롯데 피트인과 올 3월 개장한 DDP 효과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광객 중에는 DDP와 함께 두타를 방문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가족과 두타를 둘러보던 김윤혜(31)씨는 “DDP를 들린 김에 두타도 와봤다”며 “통로가 넓어 돌아다니기 편해져 아이들과 나오기 좋아졌다”고 흐뭇해했다.
다만 지하상가까지 동대문의 훈풍이 불지는 않았다. 신평화 패션타운과 이어지는 지하상가 분위기는 냉랭했다. 손님보다 매장을 홀로 지키는 가게주인이 더 많았다. 지하상가 상인들은 지나가는 행인만 보면 들어와 구경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10년 째 여성복 매장을 운영해 온 한 상인은 “지하는 매년 내리막길”이라며 “DDP생기며 매출 늘었다는 기사도 많던데 여기랑은 상관 없는 얘기 같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