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은 갤S8]극한의 비율 0.5‥그 결정적인 차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8’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왜 이렇게 작아 보이지?’

삼성전자(005930)의 야심작 ‘갤럭시S8’은 5.8인치로, ‘갤럭시S8+’는 6.2인치로 출시됐다. 기존 모델인 갤럭시S7(5.5인치)보다 디스플레이가 더 커졌다. 그런데 눈으로 보면 갤럭시S8가 더 작아 보인다.

눈을 믿지 못해 기존 모델인 갤럭시S7과 갤럭시S8을 겹쳐봤다. 실제로 갤럭시S8의 좌우 폭이 5mm 가량 더 작았다. 화면 크기가 한참 더 큰 갤럭시S8+가 기존 갤럭시S7과 전체 크기가 비슷했다.

디바이스의 전체의 부피를 줄이면서도 화면이 더 넓어진 역설은 스마트폰의 위아래 공간을 최대한 확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위쪽 삼성 로고도 없앴고, 아래쪽 홈버튼도 없앴다. 지문 인식 기능도 뒤쪽으로 이동했다. 얼마 남지 않은 위쪽 베젤에 전면 카메라용 동그라미가 애처롭게 붙어 있는 느낌이다.

최초의 18.5대9 화면 실현..‘위아래로 더 갈 곳이 없다’

갤럭시S7 엣지의 경우 앞면의 74%가 디스플레이였지만, 이번 갤럭시S8은 앞면의 83%가 디스플레이로 채워져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크기는 줄이고 디스플레이 면적이 8~9% 더 커졌다는 것이다.

위아래로 화면을 넓히면서 갤럭시S8의 화면 비율은 16대9에서 18.5대9가 됐다. 스마트폰 최초의 18.5대9 비율이다. 최근 LG전자가 출시한 스마트폰 G6가 18대9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 갤럭시S8의 화면이 0.5만큼 위아래로 더 길다. 영화의 화면 비율이 21대9다. 영화 화면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스마트폰이 탄생한 셈이다. 영화 동영상을 구동해보니 위아래 검은 빈 공간이 거의 없다. 몰입감이 확실히 좋아졌다.

갤럭시S7보다 “디스플레이를 최대한 넓히기 위해 현재 기술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었다”게 삼성의 설명이다.

넓어진 화면은 디자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앞면 전체가 매끈한 화면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디자인이 진일보한 느낌이다. 한결 슬림해진 갤럭시S8은 손에 착 감기는 맛이 났다.

삼성 갤럭시S8의 프로젝트명은 ‘드림’이었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파문을 겪은 이후 첫 신제품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정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기존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7(왼쪽)과 갤럭시S8(오른쪽). 갤럭시S8은 5.8인치로, 갤럭시S7(5.5인치)보다 크지만, 전체 휴대폰의 크기는 오히려 더 작아졌다.(사진=안승찬 기자)

말로 움직이는 빅스비..“화면 사진 찍어 메세지로 보내줘”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처음으로 적용한 인공지능 음성비서 ‘빅스비’ 기능을 사용해봤다. 왼쪽의 버튼을 누르면서 명령어를 말하는 방식이다. “빅스비”라고 말해도 빅스비가 실행된다.

“지금 화면을 사진 찍어 안승찬에게 메세지로 보내줘”, “지금 찍은 사진을 뉴욕 폴더로 만들어 이동시켜줘.” 몇 가지 명령을 해봤다. 명령어를 인식하는 몇초의 시간이 흐르자 필요한 앱들이 자동으로 켜지며 빠르게 움직였다. 다만, 소음이 많은 공간이어서 그런지 인식률은 다소 떨어졌다. 몇 번을 다시 말해야 했다. 아직은 미숙한 느낌이 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딥러닝 개념을 적용해 쓰면 쓸 수록 인식률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빅스비는 카메라, 갤러리, 메시지, 연락처, 메일 등 8개의 삼성 앱에서만 구동할 수 있다. 앞으로 카카오톡 등 제3자 앱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빅스비가 제품 출시와 동시에 내놓을 수 있을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안경 벗어도 얼굴 인식..셀피 성능도 개선

갤럭시S8에는 기존 지문과 갤럭시노트7에서 선보였던 홍채인식뿐 아니라 안면인식 기능이 들어가 있다. 설정에 들어가 안면인식 기능을 선택하고 얼굴을 등록했다. 생각보다 인식률이 높았다. 안경을 벗어봤다. 그래도 바로 얼굴을 알아보고 잠금이 풀렸다. 패턴이나 지문으로 잠금장치를 푸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인식률이 너무 좋다는 건 반대로 보안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얼굴 사진을 대면 잠금장치가 풀릴 것 같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안면인식 기능은 보안성보다 편리성을 중심으로 만든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홍채인식이나 지문을 쓰면 된다고 했다.

전면 카메라의 성능도 한층 좋아졌다. 갤럭시S8은 전면 렌즈의 성능을 500만화소에서 800만화소 늘리고 오토포커스(AF)를 적용했다. 셀피 사진의 질의 한층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