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전기료 인상땐...24시간 돌리는 철강·석유화학 '직격탄'

제조업 원가경쟁력 확보 빨간불
건설·조선 등 전방산업 도미노 타격
중장기적으로 투자 위축 '후폭풍'
  • 등록 2018-07-12 오전 5:00:00

    수정 2018-07-12 오전 5:0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정부가 산업용 심야시간(경부하) 사용 전기요금 인상 조정에 돌입하면서 국내 제조업 원가경쟁력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국내 모든 제조산업의 근간이 되는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의 경우 전기료가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제조업 전반에 후폭풍이 우려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밤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심야시간, 이른바 경부하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올해 12월까지 인상 여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철강, 석유화학 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들 업종은 부품·소재를 생산하는 후방산업들로, 전방산업으로는 건설, 조선, 자동차, 생활용품, 에너지 등 사실상 거의 모든 제조산업이 펼쳐져 있다.이들이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원가부담이 커지면 연쇄적으로 전방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예상된 수순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업구조 자체가 공업제품 기반의 산업구조인데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전체적인 원가 구조를 높이는 결과”라며 “특히 산업체들이 경부하 시간대 전력을 저렴하게 활용하는 기존 체계는 주간 중부하의 부하를 낮추는 동시에 야간에 버려지는 전력을 활용코자 세워진 것으로, 단순히 기업이 전기를 싼 값에 펑펑 쓴다는 비판은 기업경쟁력 약화 뿐 아니라 기본조차 없는 시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야간 산업용 전기요금 자체가 지나치게 싸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단순 소모전력인 주택·상업용과는 달리 산업용은 새로운 재화 창출을 위한 것으로 성격 자체가 다르다”며 “또 주택·상업용은 여러차례 송·변전 과정을 거치는 반면 산업용은 고압의 전력을 그대로 공급 받기 때문에 공급과정상 저렴한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철강업체들의 경우 봉형강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전기로 뿐 아니라 판재류를 생산하는 고로 역시 전 공정에 걸쳐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원가의 10% 수준이 전기요금으로 구성된다. 석유화학 산업이 역시 장치산업인만큼 전력 소모가 크며, 가성소다 등 염소계열 제품은 소금을 전기로 분해하는 과정에 따라 원가의 60~70%를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현실이다. 태양광의 핵심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역시 원가의 30~40%가 전기요금으로 구성돼 있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응할 마땅한 방안도 없어 업계 한숨은 더욱 깊다. LG화학(오창 28MWh, 익산 23MWh, 여수 6MWh)과 OCI(군산 51MWh) 등 일부 업체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실질적 효과는 미미하다. 대규모 전력을 소화할 만한 기술력을 아직 갖추지 못한 데다, 심야시간 전력을 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해당 시간 전기요금이 오르면 의미가 없어진다.

중장기적으로 투자 위축도 우려할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우현 OCI 사장은 “2011년 폴리실리콘 공장을 지은 이후 전기요금이 3~4차례에 걸쳐 올랐고 현재 50% 수준 인상된 상황으로, 말레이시아 대비 한국 전기요금은 3배 정도 비싸다”며 “만약 향후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면 무조건 말레이시아로 투자를 결정 할 것”이라고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강한 우려감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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