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 업계도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 이후 외면했던 인재들이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공모에는 현·전직 주식 펀드 매니저 출신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신임 본부장인 ‘안효준 효과’로 보고 있다. 안 실장은 2011년 해외증권실장에서 2012~2013년 주식운용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금운용본부의 국내외 주식 투자를 두루 담당했다. 국민연금 주식운용실장직을 거친 경력이 이번 CIO 선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국민연금의 현재 국내주식 성과 부담이 크지 않은 것도 지원자가 몰린 이유로 풀이된다. 7월 말 현재 123조원 규모인 국내주식 투자액의 누적수익률은 마이너스(-) 6.9%다. 여기서 조금만 수익률을 올려도 성과가 돋보일 수 있는 상황이어서 한번 해볼만하다는 게 주식운용 메니저들 판단이다. 이외에 세계 3위 연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는, 일종의 ‘간판’을 얻고자 하는 지원자들이 많은 것도 이유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식운용 수익률이 20%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식운용실의 성과급이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주식운용실 직원들이 역대 최고의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주식 시장 급등으로 예상치 못한 높은 성과급이 발생하면서 추가 예산 확보가 필요하게 됐지만 기재부의 승인을 얻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올해 국내 주식 폭락으로 수익률 하락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지난해 성과급 지급이 물 건너 간 상황이다.
‘돈 굴리는’ 자본시장에서 성과급은 능력의 척도이자 자존심으로 통한다. 국민연금이란 ‘간판’을 얻었으니 개인 성과급은 적어도 만족하라는 식의 논리로는 좋은 인재를 계속 잡아두기 힘들다.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내부 불만부터 잠재워야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