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人]승부사 귀환, 김승연 회장 광폭행보

  • 등록 2014-12-10 오전 6:00:00

    수정 2014-12-10 오전 6:00:00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승부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광폭 행보가 시작됐다. 삼성그룹의 방산 화학 계열사 4곳을 인수하는 빅딜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승연 회장이 이번 달 경영에 복귀하면서 굵직한 그룹의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2년 4개월 동안 은둔해 왔던 그동안의 갈증의 한꺼번에 해갈하듯 그룹의 미래 먹거리 준비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이다. 지난달 산업계에 이정표가 될만한 2조원에 달하는 삼성테크윈 등 삼성계열사 4곳을 순식간에 접수하고, 세간의 관심이 식기도 전에 화학계열사의 주력군인 태양광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경영복귀 이후 곧바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장남인 김동관 실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합병 결정을 속전속결로 진행한 것.

한화그룹은 9일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한화솔라원이 신주 발행을 통해 한화큐셀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셀 생산규모 기준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로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태양광 분야에서 사업의 역량을 한데 모아 난국을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합병법인의 본사는 서울에 두고, 독일 탈하임에 있는 한화큐셀 본사는 기술혁신센터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합병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셀 생산규모가 3.28GW에 이르러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승부사의 질주본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태양광 사업의 ‘눌림목’을 돌파하자마자 공개 발표를 하기도 전에 이라크 현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김승연 회장은 7~9일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을 둘러보고, 내전 위험에도 대역사(大役事)의 현장에서 일하는 한화건설과 협력업체 임직원 등을 격려했다. 이라크 방문은 2년 5개월 만이다. 건강회복에 좋지 않다는 주치의의 건의에도 이라크 사업에 깊은 애정을 지닌 데다 사업 진척 현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담소를 나누고, 특히 만찬에서는 직원들이 가장 먹고 싶어했던 광어회 600인분을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 내놔 감동을 주기도 했다.

비스마야 사업은 약 1830만㎡(550만평)부지에 10만 가구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분당 규모의 신도시 짓는 대역사로 공사비는 모두 80억 달러에 달한다. 공사가 모두 끝나면 8개 도시 59개 블록 834개 동으로 구성한 매머드급 신도시가 조성된다.

타고난 승부사로 정평이 난 김 회장은 위기 속에서 ‘통큰’ 결단을 통해 그룹을 키워왔다.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 때도 당시 제2차 석유파동으로 세계 화학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 모두가 반대했지만, 취임 1년 만에 김 회장은 반대를 무릅쓰고 인수를 추진했다. 이를 발판으로 한화그룹은 1980년 7300억원 규모 매출이 1984년 2조 1500억원으로 올라섰다. 외환위기 이후에도 동양백화점(한화타임월드), 대우전자 방산부문((주)한화 구미공장), 신동아화재해상보험(한화손해보험), 대한생명(한화생명)을 차례로 인수해 대내외적 위기를 오히려 성장 발판으로 삼았다.

승부사의 기질은 치밀한 전략과 고민, 과감한 선택에서 나온 결과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그룹의 성장을 위해 최근 몇 년간 한결같이 두 가지를 추진해 왔다. 하나는 태양광 및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투자다. 또 다른 하나는 비주력 사업에 대한 과감한 정리다. 한화는 지난 8월에도 비핵심사업을 버리고 석유화학과 태양광 발전사업, 첨단소재분야 등 3대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일관성을 가지고 뚝심있게 기업 재편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셈이다. 청사진을 내놓은 김승연 회장의 승부수는 이제부터다. 아직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스틸 헝그리(still hungry)’를 외치며 포효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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