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4개월 동안 은둔해 왔던 그동안의 갈증의 한꺼번에 해갈하듯 그룹의 미래 먹거리 준비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이다. 지난달 산업계에 이정표가 될만한 2조원에 달하는 삼성테크윈 등 삼성계열사 4곳을 순식간에 접수하고, 세간의 관심이 식기도 전에 화학계열사의 주력군인 태양광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경영복귀 이후 곧바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장남인 김동관 실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합병 결정을 속전속결로 진행한 것.
한화그룹은 9일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한화솔라원이 신주 발행을 통해 한화큐셀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셀 생산규모 기준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로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태양광 분야에서 사업의 역량을 한데 모아 난국을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합병법인의 본사는 서울에 두고, 독일 탈하임에 있는 한화큐셀 본사는 기술혁신센터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합병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셀 생산규모가 3.28GW에 이르러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승부사의 질주본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비스마야 사업은 약 1830만㎡(550만평)부지에 10만 가구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분당 규모의 신도시 짓는 대역사로 공사비는 모두 80억 달러에 달한다. 공사가 모두 끝나면 8개 도시 59개 블록 834개 동으로 구성한 매머드급 신도시가 조성된다.
승부사의 기질은 치밀한 전략과 고민, 과감한 선택에서 나온 결과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그룹의 성장을 위해 최근 몇 년간 한결같이 두 가지를 추진해 왔다. 하나는 태양광 및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투자다. 또 다른 하나는 비주력 사업에 대한 과감한 정리다. 한화는 지난 8월에도 비핵심사업을 버리고 석유화학과 태양광 발전사업, 첨단소재분야 등 3대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일관성을 가지고 뚝심있게 기업 재편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셈이다. 청사진을 내놓은 김승연 회장의 승부수는 이제부터다. 아직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스틸 헝그리(still hungry)’를 외치며 포효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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