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안과 의사는 라섹수술 안 한다? 편견일 뿐

  • 등록 2015-05-14 오전 3:23:54

    수정 2015-05-14 오전 3:23:54

[김무연 GS안과 원장] 시력교정을 하는 의사로서 환자와 상담을 할 때마다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어떤 설명을 어떻게 하더라도 이야기를 듣는 측에서 “당신이 환자의 불안감이나 걱정에 대해 알긴 하겠어?”하고 선을 긋는 경우에는 의사소통이 무척 어렵다. 마음의 벽이 생기는 이유야 여러 가지 겠지만 제일 큰 것은 이렇게 무섭고 떨리는 경험을 함께 해
보지 않았으니 환자들의 불편한 점을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심일 것이다.

그래서 아주 가끔 어떤 분이 용기를 내서 “선생님은 수술 안 받아 보셨잖아요”하고 물으면 기분 좋게 대답한다. “제가 수술 받은 지 10년이 넘어서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현재 경험상으로는 정말 편하고 좋은 수술입니다”하고 말이죠. 이후에는 의사와 환자 관계가 아니라 먼저 수술 받은 선배로서 이야기가 한결 쉬워지고 환자들도 더 편해하는 것을 느끼곤한다.

실제로 필자도 과거 초등학교 때부터 안경을 껴온 고도근시 환자였다. 고등학교 때 이미 -7디옵터를 넘었고 난시도 많아 혹여 안경을 깨먹거나 하면 렌즈를 쉽게 구하지 못해 며칠씩 깨진 안경을 대충 맞춰 끼고 지낸 적도 있었다. 물론 안경이 무겁다 보니 늘 줄줄 흘러내리는 바람에 연세 드신 분들이 돋보기를 코에 걸친 것처럼 지낼 때도 많았다.

게다가 운동을 할 때에는 안경을 수없이 깨먹기 일쑤였고, 군대에서는 화생방부터 일상생활까지 항상 나를 더 힘들게 하는 짐이 되었으며, 찜복이나 다름없는 방사선 차단복을 입어야 했던 레지던트 시절에는 땀에 안경이 자꾸 흘러내리는 바람에 어리버리한 행동을 많이 하기도 했다. 콘택트렌즈를 안 해본 게 아니지만 난시가 많아 렌즈가 자꾸 움직이는데다 나중에는 알레르기까지 생기면서 충혈과 통증이 동반되는 등 수 많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평생 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해왔던 것이 바로 안경이었다.

그랬기에 필자도 라섹수술을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평생 숙원을 해결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미 장, 척추 등 많은 수술을 직접 경험했지만 막상 눈 수술을 한다고 하니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레이저가 돌아가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고 점점 빨라짐과 동시에 1초가 1시간 같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레이저 소리가 잦아 들었다

병원 직원의 도움을 받아 회복실에 들어가는데 나도 모르게 추켜 올린 안경이 없었다. 분명 눈 앞은 잘 보이는데… 이제는 필자가 시력교정 수술을 하는 안과의사가 됐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수술 후 바로 안경 없이 세상이 보인다는 것은 신기하기만 했다.

물론 나 자신은 고도근시였던 만큼 이후 각막 혼탁으로 재교정까지 받는 등 환자 중 제일 안 좋은 경과를 거친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안경을 다시 끼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자다 깬 후 안경을 끼지 않고 시계를 보는 것도 편하고, 수영장 물안경이나 스키장 고글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늘 줄줄 흐르던 눈물도 라섹 후에는 괜찮아졌다.

이렇듯 저부터가 의사로서가 아니라 먼저 수술을 받은 선배로서 레이저를 이용한 라식이나 라섹 수술이 정말 우리를 얼마나 자유롭게 하는 지 잘 겪어 보았기 때문에 수술 후에 어쩔 수 없이 거치는 불편들이 결국은 시간이 가면서 봄 볕에 눈 녹듯 다 사라진다는 것을 잘 안다. 특히나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이룬 요즘은 더욱 그렇다. 때문에 오늘도 웃는 낯으로 여러분께 수술 받으시라고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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