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2년새 수출 2배↑'…녹십자, 해외에서 길을 찾다

차별화된 R&D 능력으로 수출 실적 급증..지난해 업계 1위
독감·수두백신 급성장..플랜트 수출도 본격화
혈액의약품 美 입성 임박
  • 등록 2015-07-07 오전 3:00:00

    수정 2015-07-07 오전 3: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내수 시장은 끝났다. 해외 시장만이 답이다.”

국내제약사들의 공통된 경영 비전이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고 영업력에 의존한 복제약(제네릭) 시장은 소모적인 경쟁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제약사들은 그동안 축적된 연구개발(R&D) 능력을 활용해 해외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장벽이 만만치는 않다. 매출 대비 수출 실적이 10%를 넘은 업체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이런 험난한 경영환경에서 최근들어 해외 시장에서 유난히 두각을 나타내는 제약사가 있다. 녹십자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수출 실적 2억달러를 돌파하면서 LG생명과학을 제치고 수출 실적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1년만에 2000억원을 넘어섰다. 2012년 이후 내수 매출 성장률은 3.9%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수출 실적은 무려 117.5% 뛰었다.

연도별 녹십자 수출 실적 현황(단위:억원, 자료: 금융감독원)
백신 수출 성장률 60%..해외 사업 주도

녹십자의 해외 성과는 최근 위축되고 치열한 사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특화된 제품군으로 지속적으로 해외시장 문을 두드린 결과로 평가받는다.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으로 대표되는 백신 부문의 지난해 수출액은 약 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13년 대비 60% 가량 성장했다.

녹십자의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녹십자는 지난 1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5-2016년 공급분 수두백신 입찰에서 7500만달러 규모의 수두백신을 수주했는데, 이는 국제기구 의약품 입찰에서 국내 제약사의 단일 제품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녹십자는 지난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두백신의 자체개발에 성공한 이후 남미,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녹십자의 수두백신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높아 평생 단 한번 접종으로도 강한 면역력을 나타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독감백신도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12번째로 독감백신을 개발한 녹십자는 지난 2011년 WHO로부터 독감백신의 사전적격성평가를 인증받은 이후 매년 독감백신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세계에서 WHO의 사전적격성평가를 인증받은 독감백신은 업체는 4곳에 불과하다.

녹십자의 지난해 독감백신 수출 실적은 4000만달러에 달했다. 올해 초 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5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약 2900만달러 규모를 수주하면서 누적 수출금액은 1억달러를 돌파했다.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를 방지하는 ‘알부민’과 면역결핍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등의 혈액분획제제도 중국, 인도, 중동 등 이머징 마켓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플랜트 단위 수출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녹십자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3년 1월태국 적십자로부터 혈액분획제제 플랜트를 수주했다.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 생물학적제제 플랜트를 수출하는 첫 사례로 이 프로젝트는 올 3분기까지 완료를 목표로 현재 순항중이다. 녹십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과 추가 플랜트 수출을 협의 중이다. .

녹십자 관계자는 “올해 혈액분획제제의 중동, 남미 등 신규 시장 진출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독감백신 수출 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백신제제 수출액이 전년대비 약 40% 성장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해외 혈액제제 공장 착공..美 시장 진출도 임박

녹십자는 해외법인을 통한 글로벌 진출 전략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지난 6월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서 현지법인 GCBT의 공장 기공식을 열고 혈액제제 설비 착공에 들어갔다.

지난 5월 개최된 녹십자 캐나다법인 GCBT의 공장 기공식에서 왼쪽부터 허은철 녹십자 사장, 알란 드수자 생로랭 시장, 김영호 GCBT 대표 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녹십자 제공
약 2억1000 캐나다달러(약 1870억원)가 투입되는 이 공장은 퀘벡 주 테크노파크 몬트리올 산업단지 내 대지 면적 약 6만3000㎡ 규모로 지어진다. 연간 최대 100만ℓ 혈장을 분획해 아이비글로불린(IVIG), 알부민 등의 혈액제제를 생산하게 된다.

녹십자는 캐나다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 가량을 캐나다 퀘벡 주 정부와 국민연금으로부터 투자받았을 정도로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GCBT는 퀘벡 주 혈액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기관인 헤마퀘벡에 상업생산 시작 후 8년간 최소 6.24t 규모의 아이비글로불린과 알부민을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 5월 체결했다. 연간 IVIG 공급량은 최소 0.78t으로 이는 캐나다 전체 시장의 1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연간 400억 원의 매출이 따를 것으로 녹십자는 추산하고 있다. 공장 설립을 통해 녹십자는 더 큰 시장인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나다에 먼저 진출해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한 후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녹십자는 GCBT 공장의 상업생산 시기에 맞춰 미국 현지법인 GCAM을 통해 혈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CAM은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주 풀만에 7번째 자체 혈액원을 개원했다. 2020년까지 미국 내 혈액원을 3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자체개발 의약품의 미국 입성도 임박했다. 녹십자는 2013년 말 면역결핍 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북미 임상 3상 시험을 마쳤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오창공장이 국제적인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cGMP 인증 및 품목허가를 준비 중이다.

녹십자 오창공장은 지난 몇 년간 글로벌 기준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도입했고, 외부전문업체의 컨설팅과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9월에는 혈장분획 및 정제, 혈장보관 등을 위한 혈장분획제제관과 완제품 생산을 위한 충전라인 등의 완제관을 리노베이션했고 미국용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완제품 시생산도 완료했다. 녹십자는 올해 내로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녹십자는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급전문 기업 ASD 헬스케어와 총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FDA의 품목허가와 cGMP인증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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