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기업간 협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사 고객이기도 한 국내 네티즌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영상 서비스로 늘어나는 트래픽(통화량)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콘텐츠 전송 속도와 품질을 올릴 수 있는 캐시(cache) 서버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캐시서버는 콘텐츠를 저장해 이용자 요청시 바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해외 서버나 복잡한 국제 회선을 거치지 않아 효율적이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들이 네이버나 카카오·아프리카TV 등과 다른, 페이스북의 통신망(네트워크·트래픽) 비용 공짜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페이스북은 국내로 들어오는 자사 콘텐츠에 대한 라우팅(Routing)을 바꿔 버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지난해 12월부터 고객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집 인터넷이 SK인데 페이스북, 인스타는 거의 하지 못할 지경으로 느리네요(2016년 12월 16일)’ ‘SKB로 페이스북하기 너무 힘드네요(2017년 2월 6일)’ 등 분통 터진다는 글들이 넘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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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까스로 통신망 비용을 일부 받기로 계약한 KT 역시 내년 계약에서 페이스북의 공짜 요구를 어떻게 막아낼지 걱정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해 급하게 페이스북 홍콩 POP과 연결되는 국제 회선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고객불편이 있어 걱정”이라면서 “페이스북과 협의를 진행 중이나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국내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국내 동영상 서비스는 연간 수십~ 수백 억 원의 망 이용 대가를 트래픽 비용으로 통신사에게 낸다”며 “국내 동영상 시장의 절대강자로 떠오른 구글 유튜브에 이어 페이스북까지 공짜 망을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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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설명
캐시 서버(cache server) 정의: 캐시(cache)란 한번 읽은 데이터를 일정 공간에 저장해 뒀다 같은 데이터를 또다시 요청할 때 바로 보내주는 기술이다. 캐시 서버(cache server)는 이를 인터넷에 응용한 제품이다. 캐시 서버를 설치하면 인터넷 회선 대역폭 절약, 웹 서버의 부하 감소, 정보제공 시간 단축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