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 외길 20년' 日히타치와 같은 무대…김홍중 코베리 대표

코베리, 일본 최대 부품 박람회 '테크노 프론티어' 참여
매출 15억원 불과…히타치, 야스가와와 같은 연단에
김 대표, 히타치에서 13년간 근무한 모터 전문가
모국 위해 귀국 후 창업, 사업 쉽지 않아…점차 이름 알려
  • 등록 2018-04-13 오전 1:00:00

    수정 2018-04-13 오후 1:05:07

김홍중 코베리 대표가 리니어 모터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박경훈 기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일본 히타치 등 글로벌 모터 업체들과 같은 연단에 오릅니다.”

12일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모터업체 코베리에서 만난 김홍중(52) 대표는 “아시아 최초로 모터를 만든 ‘히타치’, 산업용 로봇모터 강자 ‘야스가와’와 같은 세션에서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음주 18일에 열리는 일본 최대 부품 박람회인 ‘도쿄 테크노 프론티어 2018’에 참가한다. ‘최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정밀부품업체 500여개사가 참여한다. 관람객 수만 3만 2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 대표는 이번 박람회 부대행사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히타치·야스카와 등 글로벌 업체 연구개발자들과 함께 연사로 나선다. 그는 “연매출 15억원에 불과한 ‘리니어모터’(Linear motor) 업체가 큰 행사에서 발표자로 나선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전시회 부스도 함께 마련해 업계 관계자들과 만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니어모터는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꿔주는 부품이다. 일반적인 모터는 회전운동을 하지만 리니어모터는 직선운동을 한다. 리니어모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제조장비 등에 주로 쓰인다.

수평 리니어 모터 모형(아랫쪽)과 수직 리니어 모터 모형. (사진=박경훈 기자)
코베리가 생산하는 리니어모터는 자석을 바닥면과 수평으로 배치한 기존 제품과는 달리 수직으로 배치했다. 이럴 경우 철심과 영구자석이 서로 당기는 힘인 ‘자기흡인력’을 줄일 수 있어 정밀한 제어에 유리하다. 김 대표의 지시에 따라 수평 자석면 위에서 철심을 움직여보니 큰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수직 자석면에서는 쉽게 철심을 움직일 수 있었다. 제품의 마모도 줄일 수 있어 더 오래, 안정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모터 전문가다.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일본 정부 장학생으로 도쿄도시대학에서 박사를 받고 히타치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히타치에서 13년 간 근무하며 무려 200건이 넘는 특허를 출원했다. 그는 히타치에서 귀화를 권유했으나 이를 뿌리치고 2010년 고국행을 택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기업을 세워 국가에 기여하고 싶었다”며 “코베리(Kovery)라는 사명도 ‘코리아 이즈 베리 굿’(Korea is very good)의 약자”라고 설명했다.

오른쪽 하단 빨간색 네모 테두리안에 김홍중 코베리 대표의 강연이 적혀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코베리는 창업 후 2년 만인 2012년 리니어모터를 개발했지만 사업화는 쉽지 않았다. 제품 양산과 영업·마케팅에 투입해야 할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기술력만 가지고는 정부 등에서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며 “창업 후 4년 동안은 1억원도 안되는 매출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다행인 것은 점차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 코베리는 2016년 히타치로부터 리니어모터를 수주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수주 외에 ‘모터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코베리 제품을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후 관련 제품은 꾸준한 입소문을 통해 국내 한 전자부품 장비업체와도 공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로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30억원을 내걸었다. 그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회사가 점차 알려지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모터 외길’을 달려온 보람을 최근에서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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