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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공방이 극심한 가운데 현 정부 경제 컨트롤타워의 양대 축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5일 고위당정청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는 없었다”고 언급한 반면 김동연 부총리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팀 교통정리에 나서면서 장 실장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했다.
文대통령, 경제회의 연쇄 개최…장하성 靑실장 경제컨트롤타워 교통정리?
북미정상회담 및 남북미 3국 종전선언 등 외교안보 이슈로 갈 길 바쁜 문 대통령은 이번 주 경제관련 회의를 세 차례 열었다. 문 대통령은 28일 월요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경제 정책은 긴 호흡이 필요하므로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도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기조 변화를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대목으로 해석할 수 있다.
文대통령, 김동연 부총리 속도조절론 반박…“혁신성장 성과 없다” 질책
앞서 김동연 부총리는 그동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관련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속도조절론을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23일 부산 벡스코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의 적절한 인상은 양극화 등 사회구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겠지만 시장과 사업주의 수용도를 고려해야 한다”며 “특정 연도를 타깃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신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속도조절론을 거론했다. 다음날인 24일 CBS라디오에 출연, “특정 연도를 타킷팅해서 일정한 수준으로 임금을 올리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거나 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신축적으로 검토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러한 김동연 부총리 패싱론에 강력 반발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오늘 재정전략회의 분위기와 관련해 김동연 부총리의 판정패나 패싱이라고 해석하고 있다”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회의는 김동연 부총리가 가장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고 주도적으로 의견을 조정했다”며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서도 그런 대목이 드러난다. 애초 원고에서는 ‘경제팀에서 더욱 분발해주시고’라고 돼있는데 현장에서 말씀하시면서는 ‘우리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라고 힘을 실어주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