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한진해운 브릿지론 '산넘어 산'

채권단, 즉시 실현 가능한 고강도 자구책 마련 요구
  • 등록 2013-11-21 오전 6:00:00

    수정 2013-11-21 오전 8:58:28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브릿지론(Bridge Loan) 성사 여부가 미궁으로 빠져 들고 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현재 밝힌 수준 이상의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지 않으면 여신심사위원회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구채 발행 보증을 위한 채권단의 보증이 반드시 필요한 한진해운으로선 오너의 사재출연 등 즉시 실현 가능한 자구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한진해운에 대한 재무실사가 당초 지난주 말 끝날 예정이었지만, 1~2주 더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추진하고 있는 3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에 대한 심사 여부도 자연스럽게 연기됐다.

채권단 관계자는“산업은행에서 제안한 브릿지론은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이 어느정도 협의가 된 사항이지만, 뚜렷한 결의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는 한진해운에 대한 재무실사 자료가 아직 나오지 않은데다, 자구계획안중 일부는 실현가능성이 떨어지거나, 확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선·해운·건설 특별관리 TF(태스크 포스)’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은행은 일찌감치 이번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지원 자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조선·해운 익스포저가 과다한 수준으로 더 이상의 여신지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확정적이지 않은 사항인 만큼 지급보증을 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발을 빼고 있는 상황에서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한진해운에게 현재 밝힌 수준 이상의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해 줄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이 현재 채권단에 제시한 자구책이 실제 실현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요구하는 만큼 즉시 가능한 자구책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이끌어낼 만한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산은이 마련한 자구계획과 한진그룹이 제시한 자구계획 간 확연한 온도차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구채 발행에 일부 동의하는 주요 채권은행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오너의 사재출연 등을 포함한 보다 진일보한 자구계획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지급보증 여부는 대한항공의 실사 결과와 함께 한진그룹의 추가 자구계획에 따라 결정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 역시 이를 인지하고 산은이 제시한 추가 자구책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 입장에서는 대한항공으로 빌린 차입금을 갚지 못하면 경영권방어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채권단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홀딩스에 1500억원을 빌려주면서 한진해운 주식 1920만6146주(지분 15.33%)를 담보로 잡았다.

앞서 한진해운은 채권단에 비주력 전용선 매각, 장기 용선료 유동화, 부산신항만 및 미국·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등 11개 국내외 터미널 일부 매각 또는 자산유동화(ABL 또는 ABS), 여의도 사옥 매각, 유상 증자 등 자구안을 제시한 상태다. 한진해운은 이를 통해 최대 1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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