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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만에 다시 온 정유라…“무슨 조사 받는지 모르겠다”
27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1시께 정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했다. 지난 20일 법원이 정씨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한 지 7일 만이다. 국내 송환 이후로는 4번째 소환이다.
회색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쓰고 나온 정씨는 ‘무슨 내용으로 조사를 받으러 왔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최근 어머니 최순실(61)씨가 이화여대 학사비리 혐의로 실형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정씨의 혐의는 2차 영장 청구 때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승마지원을 숨기기 위해 살시도·비타나V·라우싱1233 등 마장마술용 말을 블라디미르와 스타샤 등으로 교환하는 ‘말세탁’에 가담한 혐의(범죄수익은닉죄)다. 또 이화여대 입학·학사비리(업무방해) 및 청담고 허위출석(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있다.
검찰이 정씨를 조사한 뒤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다. 불구속 상태로 기소하거나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씨의 조사 내용을 지켜봐야 한다”며 “(영장 재청구 여부 등은)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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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일반적으로 두 번이나 구속영장이 실패하면 불구속 기소를 선택한다. 3차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사례를 찾기 매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실제 국정농단 수사에서도 3번이나 영장을 청구한 사례는 없었다. 검찰은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역시 2차 구속영장이 반려되자 불구속 기소를 택했다.
서울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당장 수감하지 않으면 계속 범행을 하거나 혹은 확실히 달라진 사정이 없다면 검찰이 3번이나 영장을 청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법원은 범행 당시 미성년자로 사실상 최씨 영향력 아래 있던 정씨를 구속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검찰이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쉽게 놓지 못하는 이유는 국정농단 재수사 동력 확보 등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씨를 구속하면 최씨를 압박하는 효과 뿐 아니라 삼성의 불법 승마지원 등 국정농단 전반에 대한 추가수사가 가능해져 탄탄한 공소유지가 가능해진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3번째 영장을 청구할 수는 있겠지만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3차 구속영장마저 실패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