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진의 월급봉투] 남성 400만원 받을 때 여성은 263만원 받아

일선 기업서 성별 임금 차별 적용 여전
여성 월급 남성의 64% 수준에 그쳐
OECD 중 임금격차 최고…경제성장 저해
“전수조사 필요…사업장 임금공시제 실현해야”
  • 등록 2018-03-11 오전 9:00:00

    수정 2018-03-11 오전 9:00:00

국내에서 임금차별을 받고 있는 여성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픽사베이)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직장인 조모(32)씨는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임금 관련 성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입사했을 당시 남자 동기와 연봉이 같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동기와 연봉차이가 더 벌어진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결국 조씨는 올해 초 처우가 더 나은 회사로 옮겼다.

국내 여성 및 노동 단체들은 지난 8일 제110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사회적 지위 개선을 촉구했지만, 임금차별을 받고 있는 여성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2016년 6월 기준)에 따르면 여성의 시간당 임금 총액은 1만 2573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남성의 시간당 임금 총액(1만 9476원)의 64.6% 수준이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는 3만 2000여개 표본사업체 및 해당 업체 소속 근로자 약 85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여성의 임금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선 어떤 부분이 뒷받침돼야 할까. 고용부 여성고용정책과와 한국노총, 전문가들과 함께 성별 임금격차 개선에 관한 궁금증을 질의응답 식으로 풀어봤다.

Q. 남성과 여성의 월급 격차는 얼마인가?

A. 법정 한 달 근로시간이 209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남성이 월급으로 407만 484원을 받을 때 여성은 262만 7757원을 받는 셈이다.

Q. 여성의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얼마인가?

A. 정규직의 경우 1만 3719원(월급 환산시 286만 7271원),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72.9% 수준인 1만 8원(월급 209만 1672원)으로 나타났다.

Q.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해외 선진국과 견주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

A.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남녀 간 평균 임금 격차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37%로 가장 컸다. OECD 회원국 평균인 16%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Q. 성별 임금 차별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없는가?

A. 외신은 여성에게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주는 것은 경제성장을 저해해 수조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PwC는 OECD 회원국들의 임금 격차를 스웨덴 수준(13%)까지 줄일 경우 OECD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6조 달러(약 6492조원) 늘어난다는 분석도 내놨다.

Q. 국내에서 성별 임금 차별을 두지 못하도록 하는 법은 없나?

A.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남녀 구분 없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사업주는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거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사업장마다 정확한 임금 실태자료를 외부로 공개하지 않아 관련 법이 잘 지켜지는 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Q. 남녀 간 임금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A. 우리나라가 남녀 임금 격차가 큰 것은 사실이다. 현재 일자리위원회 내에 있는 여성분과에서 전문가들을 초청해 임금 격차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실태 파악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중 조사를 실시할 연구용역 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필요시에 전문가 포럼을 수시로 개최할 계획도 있다. 이를 통해 세부적인 개선안이 나오면 일자리위 여성분과에서 함께 논의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다.

Q. 전수조사를 할 계획은 있는가?

A. 기업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사실상 전수조사를 할 수 없다. 다만 연구 방식은 임금실태 조사를 담당할 연구용역 업체를 선정하면 업체 및 전문가들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다.

Q.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한가?

A. 우선 정확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드러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전체적인 기업의 임금 실태가 고용형태공시제처럼 정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사실은 정부 통계도 사업주에서 제시하는 자료를 근거로 삼다보니 성별 임금 격차가 더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 이에 사업장은 정확한 임금을 드러낼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성별 임금공시제를 한다고는 하는데 어떻게 실현시킬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Q.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선진국 중 롤모델로 삼을 만한 국가는 어디인가?

A. 외국의 경우 영국이나 독일, 아이슬란드는 임금을 공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근로자 본인 임금이 다른 사람에 비해 어느 정도의 수준이고,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우리는 관련 제도 정비도 안 돼 있고, 시스템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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