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부족 여전한데…조선업도 하투돌입 초읽기

경영난 외면...연례행사된 파업
현대중공업, 내일 7시간 부분파업
13조 공적자금 투입한 대우조선
노조원 93% 찬성...쟁의권 확보
하반기 빅3사 최소 5000명 짐싸
  • 등록 2018-07-12 오전 5:00:00

    수정 2018-07-12 오전 8:23:34

조선 빅3사에서 올 하반기 예상 실직자 수만 5000여명에 달한다. 중견중소조선사, 사내 협력업체 감축 예상 인원까지 포함하면 약 2배에 달할 전망이다. 사진은 미세먼지에 덮여있는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사진=연합뉴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쯤 되면 연례행사다. 회사 사정은 아랑곳 않고 제 몫 챙기기만 신경 쓰는 형국이다.”

“막대한 세금으로 운영 중이면서 파업에 나선다는 것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또 하투(夏鬪)다. 조선업계가 임금교섭 난항으로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쟁의권을 확보하며 파업 준비를 마쳤다. 업계 안팎에선 일감이 없어 순환휴직을 해야할 상황에서 회사의 경영난을 외면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파업에 돌입한다. 이는 2014년 이후 5년 연속 하투다. 오는 13일 특수선 근로자를 제외한 전 노조 조합원들은 7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날 서울 계동 현대빌딩을 찾아 고용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상경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 측은 “하계휴가를 올해 임금 교섭 마무리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삼고 협상 종료까지 지속적으로 투쟁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8일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시작했다. 그러나 임금과 인력감축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 4일 중앙노동위원회와 쟁의조정에 따른 모든 파업 절차를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4만6746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자기계발비 10시간분 추가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노조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4400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가동을 중단하는 등 경영 상황이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회사 측은 임금동결과 함께 경영정상화 때까지 기본급 20%를 반납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는 회사가 감당할 수 없는 요구안을 내세우고 일단 파업부터 하겠다는 낡은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며 “파업권을 확보했더라도 남용해서는 안된다”고 한탄했다.

대우조선해양도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지난 2일 93.4%의 찬성률을 얻어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공적자금을 수혈 받아 회생하고 있는 만큼 비난의 여론이 거세다. 대우조선은 2015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13조7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회사를 운영 중이다.

사측은 “올해 수주 상황이 개선됐지만 통상 수주 이후 실제 건조까지 1년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까지는 ‘보릿고개’를 견뎌야 한다”며 “게다가 2020년까지 5조9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마련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해선 인금 인상은커녕 기본급 10% 반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임단협도 난항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주부터 임단협을 하고 있다. 이 회사 노동자협의회와 사측은 앞서 유보한 2016~2017년 임단협에 올해까지 더해 3년치 교섭을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

업황 난조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또 한 차례 인력 칼바람이 불 조짐이다. 현대중공업(009540)·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 조선 3개사에서 올 하반기 예상 실직자 수만 50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이들 3개사의 총 종업원 수를 합친 3만6400여명의 14%가 넘는 수치다. 특히 중견·중소조선사와 사내 협력업체 인원까지 포함하면 하반기 인력 감축은 약 2배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근로자 권익 보호를 위해 임단협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것은 이해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파업이 마치 습관적인 연례행사가 된 듯한 모습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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