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가보지 않은 길 간다”…김동연이 꿈꾸는 유쾌한 반란은?

비영리 사단법인 만들어…새해 첫 행보로 농업 심포지엄
사회 전분야 혁신 강조…정쟁 일삼는 정치 상황 변화 촉구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 여야 영입후보 매력적 카드
  • 등록 2020-01-10 오전 12:00:00

    수정 2020-01-10 오전 12:00:00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미래농업을 위한 유쾌한 반란’ 심포지엄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혁신’은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지만 나중에 (모두가) 따라올 길이다. 혁신을 위해 정치와 교육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을 바꾸고 도전해야 한다.”

“제 인생의 유쾌한 반란을 향해갈 것”이라며 공직을 떠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진짜 ‘유쾌한 반란’으로 돌아왔다. 김 전 부총리는 그가 조직한 비영리 사단법인인 ‘유쾌한 반란’이 9일 주최한 농업 심포지엄 행사장에 등장해 그가 가고자 하는 ‘가보지 않은 길’이 무엇인지 전했다.

‘구멍 뒤주’로 사회 혁신 프로그램 가동

김 전 부총리가 총선을 석달 앞두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소가 의외다. 최근 각지에서 연달아 열리는 출판기념회나 기자회견장이 아니라 농업·농촌 전문관인 서울 강남구 aT센터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사령탑을 맡아 경제정책 전반을 진두지휘하던 그는 퇴임후 총선 출마설이 무성했다.

지난해 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가보지 않은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보려 한다”고 밝혀 국회의원으로 출사표를 던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가보지 않은 길’은 출마가 아닌 이번 심포지엄에서 보여준 사회 각분야의 혁신운동이었다.

김 전 부총리는 공직에 있을 때부터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었다. 재임 중 경기도 양평의 한 농가에서 청년 벤처농업인들을 만나 미래 농촌의 모습을 고민했다.

2018년 12월 퇴임 후에는 부인과 전남 구례와 경북 상주 등을 찾아 청년 농업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농촌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미래 농업 전문가인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의 인연으로 농업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우리 사회에 좋은 생각, 좋은 말들은 넘쳐나지만 정작 실천은 부족하다”며 “사회 곳곳에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는 작은 시도를 해보려한다”고 했다.

혁신을 실천하기 위해 제시한 사업은 △구멍 뒤주 사업 △계층 이동 사다리 놓기(킹핀·King Pin) △혁신 프로그램(차차차·Chachacha) 3가지다.

구멍뒤주는 옛날 마을에서 여유로운 사람은 뒷구멍에 쌀을 넣고 어려운 사람들은 앞구멍에서 쌀을 가져가는 전통이었다. 김 전 부총리는 “포용의 가치 실현을 위해 사회 곳곳에 쌀 뿐 아니라 돈, 재능, 시간, 아이디어 등의 구멍뒤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자기 노력이나 능력으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놓고 도전(Challenge), 변화(Change), 기회(Chance)를 융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치 깨야”…새로운 도전 나서나

그는 유쾌한 반란을 ‘주변 환경, 나 자신과 우리, 사회를 뒤집는 반란’으로 정의하며 농업뿐 아니라 정치와 교육을 가장 혁신이 필요한 분야로 지목했다.

교육에 대해서는 창업에 열중하고 있는 중국 등과 비교해 고시에만 매달리고 있는 우리 현실을 지적하며 미래 산업을 위한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정쟁을 일삼는 상황을 에둘러 비판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한국 정치에는 리더와 비판, 대안, 구호, 정쟁은 있지만 리더십, 대안, 실천, 민생은 없다고 한다”며 “한국 정치를 깰 새로운 정책팀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치에 대한 김 전 부총리의 관심을 감안할 때 여전히 총선 출마의 길은 열려 있다. 충북 음성 출신인 김 전 부총리는 충북 지역 출마설이 꾸준히 나왔다. 최근에는 공직생활을 했던 세종시 출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시작을 책임졌던 인물로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영입 후보다. 현재 정부의 경제 정책 이해도가 높은데다가 경제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여당의 전문성을 키울 인물어서다.

반면 김 전 부총리 재직 시절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 현재 정권과 다소 시각차를 보였다는 점에서 야권에게도 매력적인 카드다. 자유한국당이 민부론 등을 통해 현재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고 있어 김 전 부총리가 가세할 경우 강력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어서다.

한편 김 전 부총리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기조 발표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를 함께 일한 적이 있는 한 정부 관계자는 “업무에 대해 강한 동기부여를 부여하는 편”이라며 “총선 또는 지방선거 등에 출마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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