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영화 '늙은 부부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예술의전당 제작…19일 극장 개봉
3일간 공연 촬영, 7개월 제작기간 거쳐
핸드헬드·클로즈업 등 영화 기법 활용
명확한 타깃 관객 부재 과제로 남아
  • 등록 2020-08-08 오전 5:30:00

    수정 2020-08-08 오후 1:39:03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영화’라는 새로운 장르 개척을 선언한 ‘늙은 부부이야기: 스테이지무비’는 기존 공연실황 영상에 영화적 기법들을 다수 얹힌 편집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미리 접한 이 작품은 제목에 삽입된 ‘스테이지무비’라는 문구처럼 연극과 영화를 교배한 듯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예술의전당 공연영화 ‘늙은 부부이야기: 스테이지무비’의 한 장면(사진=예술의전당).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의 확장판 격으로 볼 수 있다. 각자 남편과 부인을 먼저 떠나 보낸 뒤 홀로 살고 있는 욕쟁이 할머니 이점순(차유경 분)과 날라리 할아버지 박동만(김명곤 분)의 황혼 로맨스를 그린 2인극이라는 연극적 뼈대에 영화적 기법으로 살을 붙여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5분 가량의 인트로 영상이 나온다. 택시를 타고 시골마을에 도착한 김명곤 배우가 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공연장으로 장면이 이동한다. 이후 계절의 변화를 영상을 통해 표현하는 식으로 연출했다. 꽃이 핀 봄을 시작으로 녹음이 가득한 여름, 단풍에 물든 가을, 그리고 겨울까지 계절의 변화를 보여줄 때 1분 남짓한 짧은 영상이 등장해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오프닝과 사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영화 속 장면들은 공연장이 아닌 야외에서 촬영했다. 공연장 장면은 스테디캠으로 배우들의 움직임을 밀착해 따라가는가 하면, 클로즈업으로 배우들의 표정을 보다 디테일하게 포착해 이들의 연기를 더 생동감 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무대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지미집 카메라로 소극장 특유의 좁은 공간감을 뛰어넘은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예술의전당 공연영화 ‘늙은 부부이야기: 스테이지무비’의 한 장면(사진=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은 3일에 걸쳐 공연을 촬영한 뒤 7개월 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한 편의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 제작비로는 1억 2000만 원이 투입됐다. 영상 연출을 책임진 신태연 감독(예술의전당 영상사업부 제작PD)은 “하루는 관객이 있는 가운데 공연장 전체 풀 샷을 촬영하고, 나머지 이틀은 무관중 공연을 진행하며 무대 위에서 카메라로 배우들을 촬영해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음악과 음향도 이번 공연영화를 위해 특별히 신경 썼다. 기존 공연실황 영상은 배우들이 핀 마이크를 착용한 모습을 그대로 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신 감독은 “마이크를 배우들 옷 속에 감추다 보니 잡음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일반 영화처럼 후반 녹음을 별도 진행했다”며 “음악도 실제 공연에 쓰이지 않았던 음악을 새로 제작해 삽입했다”고 말했다.

다만 영화 특유의 빠른 속도감에 익숙한 관객과 공연만의 현장감을 추구하는 관객 양 쪽 모두에게 다소 어색할 수 있어 보인다. 타깃 관객층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공연영화’ 장르가 풀어야 할 숙제로 여겨진다. 신 감독은 “공연영화는 공연의 대체제보다 공연과 영화의 중간지점에 있는 새로운 장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늙은 부부이야기: 스테이지무비’는 극장 개봉 이후 일반 영화와 마찬가지로 IPTV 및 VOD를 통해 상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공연영화를 통해 공연계는 부가수익과 홍보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고 영화계는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새로운 저예산 영화의 활로를 모색해 보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19일부터 전국 26개 CGV에서 상영한다.

예술의전당 공연영화 ‘늙은 부부이야기: 스테이지무비’의 한 장면(사진=예술의전당).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