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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채질한 것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7.12% 하락하며 최근 가장 낙폭이 컸던 지난 7일 카카오 종목에 대한 공매도 거래량은 40만9948주로 9672주에 불과한 전 거래일과 비교해 40배 넘게 폭증했다. 비중은 9.61%로 이날 하루 거래된 카카오 주식 10주 중 1주는 공매도 물량이었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더 가팔랐던 카카오 그룹주는 공매도 입김이 더 강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와 카카오뱅크(323410)는 공매도 비중이 20%를 넘나들며 카카오페이(377300)는 지난 6일 34.61%에 달하기도 했다. 세 종목은 이날 장중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폭락 배경에 외국계 자본의 대규모 공매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달리며 투자심리가 얼어붙긴 했으나 최근의 낙폭은 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의 주가가 급락한 지난 4일 외국계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추고 매도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낸 후 공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을 의심하고 있다. 외국인은 전체 공매도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개인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치권에서도 개인투자자의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입수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 두 곳은 지난 4~5일 이틀에 걸쳐 네이버 주식 271만5279주를 순매도했다. 공매도 물량은 28만1160주였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도 물량(420만1027주)의 64.6%, 6.69% 규모에 해당한다.
금융당국은 여전히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는데 주저하는 모양새다. 증시 안정을 위한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화펀드(증안펀드)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효과를 보기 위해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으나 쉽지 않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소기업회계지원센터 개소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증안펀드는 이달 중에 가동 준비를 완료할 것”이라면서도 “(공매도 금지를)논의한 지는 오래됐으나 가타부타 언급하기는 어려우며 지속적으로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