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기성회비 논란 ‘소송 대란’ 번지나

직원 4200여명 “기성회비 수당 달라” 국가 상대로 소송
국립대 학생들 제기 기성회비 반환소송은 7일 항소심 판결
"항소심서도 학생들이 이기면 납부거부 운동 벌어질 것"
  • 등록 2013-11-05 오전 7:00:00

    수정 2013-11-05 오전 8:21:44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국립대 기성회비를 둘러싼 소송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 등 8개 국립대 학생들이 대학을 상대로 낸 기성회비 반환소송의 항소심 판결이 오는 7일 예정된 가운데 이번엔 국립대 직원들이 소송전에 가세했다. 대학, 교직원, 학생, 교육부 등 대학 구성원들이 기성회비 문제로 모두 법정에 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대학 vs 학생, 교직원 vs 대학·교육부 기성회비 소송전

4일 교육계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강원대 등 전국 34개 국립대 교직원 4213명은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국가와 대학 총장들을 상대로 ‘국립대 기성회비 수당(연구보조비)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국립대 교직원들이 받아온 기성회비 수당을 지난 9월부터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이들이 청구한 금액은 지난 9월과 10월에 걸쳐 받지 못한 수당 59억7762만원이다.

국립대 교직원들은 기성회 회계 예산에 직원 수당이 내년 2월까지 편성돼 있음에도 불구,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수당 지급을 중단하도록 지시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8월 말 법원이 기성회비에서 국립대 공무원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법적근거가 없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리자‘국립대 회계관리규정’을 개정, 기성회비 수당 지급근거를 삭제했다. 수당 지급이 중단됨에 따라 국립대 교직원들의 월 급여는 20% 이상 일괄적으로 삭감됐다.

박정순 공무원노조 대학본부 사무처장은 “지난 9월부터 국립대 공무원들이 월급과 함께 들어오던 기성회비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월급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돈이 갑자기 끊겨버리니 학부모들의 경우 애들 학원부터 끊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기성회비 징수 법적 근거 없어..반환소송 이어질 듯

문제는 학생들에게 기성회비를 징수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고등교육법에서는 수업료만 명시돼 있을 뿐 기성회비는 언급조차 없다.

지난해 1월 서울대·경북대·전남대 등 8개 국립대 학생 4219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학생들의 손을 들어준 이유다. 기성회비는 회원들이 자율적으로 내는 회비에 해당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이를 강제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법원은 기성회비 수입을 ‘부당이득’으로 규정, 기성회비 중 일부를 학생들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국립대 기성회비에 대한 반환소송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8월에는 한국방송통신대 학생 10명이 국가와 대학을 상대로 낸 기성회비 반환소송에서도 학생들이 승소한 바 있다.

김일곤 전국대학노조 정책실장은 “만약 7일 열리는 기성회비 반환소송 항소심에서도 학생들이 승소하면 내년부터는 국립대에서 기성회비 납부 거부 운동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대 기성회비는 1963년 처음 도입됐다. 대학들이 재정난을 겪자 정부가 문교부 훈령을 제정, 이를 근거로 대학별로 기성회를 조직하고 회비를 거둘 수 있게 한 게 시초다. 처음에는 사립대와 국립대 모두 기성회를 설치했으나 사립대 기성회는 1999년 폐지된 반면 국립대 기성회는 지금까지 존치되고 있다.

국립대 기성회비는 이후 국립대 예산의 골간을 이룰 만큼 비대해졌다. 국립대 등록금은 입학금·수업료·기성회비로 구성되는데, 기성회비가 전체 등록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국립대 평균 연간등록금(411만원) 중 수업료는 104만7000원에 불과했으나 기성회비는 306만4000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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