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만든 '7월의 추석’.."여름 휴가, 남 얘기"

진천 선물포장 현장은 이미 추석 준비 중
늘어난 사전 예약 물량에 조립 여념없어
"김영란법 영향은 올 구정은 돼 봐야알 듯"
  • 등록 2016-07-25 오전 4:45:06

    수정 2016-07-25 오전 4:45:06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충청북도 진천군에 있는 CJ제일제당의 진천공장은 한여름임에도 두 달이 남은 추석을 준비하느라 한창이다.

더위가 심해지기 시작한다는 22일 ‘대서(大暑)’에 찾은 진천 공장 안에는 공장 밖의 무더위 못지않은 열기로 가득했다. 1년 중 가장 바쁜 추석 선물세트를 조립하느라 직원들의 손놀림은 그 어느 때보다 바빴다.

유통가 추석이 빨라졌다. 식품업계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선물세트 구성에 나섰고, 백화점과 마트도 이례적으로 7월부터 선물세트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추석 준비가 점점 빨라진 것은 불황이 장기화되며 조금이라도 더 싸게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진=CJ제일제당 제공)
추석 준비, 여름휴가도 반납한 공장

진천 선물세트 조립 공장은 CJ제일제당이 준비하는 전체 추석 선물세트 물량인 830만개 중 61.4%인 510만개를 생산한다. 추석 단골 선물인 ‘스팸’만 들어있는 스팸 선물세트부터 스팸과 식용유가 들어 있는 복합세트 등 총 48종의 선물세트가 100여 명의 직원들 손에서 탄생한다. 대목을 준비하느라 일손이 항상 부족한 시기라 진천 공장 직원들은 남들과 같은 여름휴가는 꿈도 못 꾼다.

진천 선물세트 조립 공장에서는 2개의 조립 벨트를 가동하는데 1시간당 6000세트씩 생산한다. 8시간 근무시간을 생각하면 하루면 4만8000세트다. 1.7초당 1세트씩 생산되는데 눈 한번 돌리기도 어렵다.

이 시기가 되면 100여 명의 조립 직원들이 조립 벨트에 붙어 각자가 맡은 일을 마치 기계처럼 해낸다. 중간에 한 명이라도 손을 놓치면 생산 공정 모두가 꼬이기 때문이다. 상자를 접는 속도나 틀을 끼워 맞추는 자세만 봐도 경력이 한눈에 보인다는 얘기도 나온다. 단기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상자 하나를 겨우 접는 동안 숙달된 직원들은 종이 상자 3~4개까지 너끈하게 접는다.

불황으로 닫힌 지갑…사전 예약 인기

진천공장이 한여름부터 바빠진 것은 소비자의 얇아진 지갑이 한몫했다. 불황에 조금이라도 선물세트를 싸게 사려는 사람들이 할인율이 높은 사전 예약에 몰리면서 유통업계 추석 선물 사전 예약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전체 선물세트 매출 비중에서 5.3%에 불과했던 사전 예약 비중은 지난해 15%를 돌파했다.

이에 주요 유통업체는 사전 예약 물량을 지난해보다 20~30% 늘렸다. 예약 판매 기간도 지난해보다 11일 정도 앞당기는 등 사전 예약 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25일부터 본격적인 추석 선물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최대 할인율도 30%까지 늘렸고, 카드사 등과 다양한 혜택도 마련했다.

한편 9월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추석 선물세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는 현장에서는 기우로 여겨지고 있다. 불황 덕분에 추석 선물세트 대부분은 2~5만원대 중저가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최근 명절 선물 준비를 보다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예약판매 기간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올 추석 예약판매는 지난 설·추석 인기 상품들을 포함해 선택의 폭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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