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총장이 화냈다는 공수처법…임은정 "검찰 없애도 할 말 없는데"

임은정 검사, 공수처법 검찰 반발 비판
"권력 사수 위해 모든 지식·능력 짜내"
"'독소조항' 주장, 조직이기주의"
"검찰 죄 하늘에 닿을 지경"
  • 등록 2019-12-28 오전 6:05:00

    수정 2019-12-28 오전 6:05: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검찰이 국회에서 합의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조직적으로 저항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임은정 검사가 “검찰을 없애도 할말이 없다”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행태를 비판했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공수처법 일부 조항에 “격앙됐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와 함께 이같은 의견을 전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감찰무마 혐의 수사와 관련 검찰의 “내로남불”을 지적했던 임 검사는 이날도 공수처에 대한 검찰 저항을 강하게 비판했다.

임 검사는 “대개 사람이나 조직은 권력을 빼앗기는걸 극도로 싫어한다. 권력을 사수하기 위해 모든 지식과 능력을 짜내고, 부작용을 부풀리거나 지어내며 하늘이 무너진 듯 짐짓 ‘시일야방성대곡’을 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화를 냈다’는 식으로 쏟아진 검찰 반응을 비꼬았다.
사진=연합
임 검사는 “검찰권 오남용으로 사법정의가 짓밟히고, 이로 인해 사회가 병들어 사람들이 고통 받을 때에는 검찰 내부에서 나오지 않던 반발과 이의제기가 검찰이 수술대에 오르자 비로소 터져나오는 현실은 검찰 구성원으로서 너무도 민망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도 한심하다”고 통탄했다.

임 검사는 “‘시일야방성대곡’을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찰을 바로 세우기 위해, 검찰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했다면, 오늘과 같은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며, “검찰이 제대로 했으면, 왜 이 숱한 사람들이 검찰을 비판하며 공수처 도입을 요구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임 검사는 2002년 공수처 제정안이 국회에 처음 발의된 지 20년 세월이 지난 점을 거론하며, “그 20년간 검찰은 국회와 사회를 향해 그건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기소권과 영장청구권, 수사지휘권으로 여전히 농간을 부렸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검찰의 죄가 하늘에 닿을 지경이라 검찰을 없앤다 하더라도 할 말이 없는데 ‘김학의 사건’처럼, BBK 수사처럼 검찰이 봐주기 수사 후 수사 종결할까 봐 당연히 만들어야 할 조항을 ‘독소조항’이라고 흥분하는 검찰의 몰골은 조직이기주의의 발로에 불과하여 보기 흉하다”고도 말했다.

윤 총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공직자 범죄 정보를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한 규정에 대해 “갑자기 생겼다”며 대검찰청 회의 도중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공수처는 검찰과 경찰 상급 기관이나 반부패수사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며 반대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검사는 검찰 본질에 대해서도 윤 총장과는 완연히 다른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특수부 수사 중요성을 강조한 윤 총장과 달리 임 검사는 “형사부와 공판부가 검찰의 뿌리이고 근간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수처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저는 검찰에 남아 본연의 우리 일을 계속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검찰을 없앤다 하더라도 할 말이 없는데 검찰과 경쟁관계에 있는 공수처를 만드는 정도로 검찰을 온전히 남겨준 것에 대해 너무도 감사드린다”며 “우리 검찰이 검찰권을 바로 행사하여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날이 오면, 공수처는 결국 폐지될 것”이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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