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ECB마저 '매파' 돌아서…고물가 공포에 시장 '털썩'

러-우크라 장관급 회담, 성과 없이 종료
미 물가 7.9% 폭등세…초인플레 현실로
예상밖 ''매파'' ECB…"물가 상방 리스크"
추가 증산 말 바꾼 UAE…원유시장 패닉
  • 등록 2022-03-11 오전 6:31:15

    수정 2022-03-11 오전 6:31:1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돌파구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와중에 이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가라앉았다.

(사진=AFP 제공)


우크라發 글로벌 인플레 공포

1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4% 하락한 3만3174.07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3% 내린 4259.5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95% 떨어진 1만3129.96에 장을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6.84% 내린 30.23를 기록했다.

뉴욕 증시는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가장 주시하는 건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방이다.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터키 안탈리아에서 만났으나, 별다른 합의 없이 회담을 끝냈다. 이번 장관급 회담은 그간 벨라루스에서 세 차례 했던 실무진 협상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아직 합의까지는 간극이 있다는 점만 확인했다.

개장 전 나온 물가 지표는 시장 예상을 웃돌며 긴축 우려를 키웠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9%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7.8%)를 상회했다. 1982년 1월(8.3%) 이후 40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올랐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6.4% 뛰었다. 1982년 8월(7.1%) 이후 최고치다.

이번 수치는 오는 15~16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목전에 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월가 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사 웹캐스트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10% 이상을 찍을 수 있다”며 “연준의 임무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은 지금껏 끔찍한 일을 했다”며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맹비난했다.

모닝컨설트의 존 리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불행하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플레이션을 더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가스와 에너지, 밀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고 공급망은 혼란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확 뛰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021%까지 뛰었다. 지난달 25일 이후 처음 2%를 돌파했다. 나스닥 지수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뿐만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상을 뛰어넘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 색채를 드러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는 현행 0%로 동결하되, 기존 자산매입 프로그램(APP)을 통한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3분기로 앞당기기로 했다. 시장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깜짝 결단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든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가 위험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중기적으로는 목표치인 2% 수준에서 안정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특히 에너지 가격에 상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2.93% 하락한 1만3442.10에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2.83%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27% 내린 7099.09를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는 3.04% 떨어진 3651.39에 마감했다.

말바꾼 UAE…원유시장 패닉

최근 증시를 흔들고 있는 국제유가는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장중 상승과 하락을 오가면서, 덩달아 증시 변동성까지 키웠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2.5% 하락한 배럴당 106.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5% 이상 급등한 배럴당 114.8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오름 폭을 되돌렸다.

전날 추가 증산 가능성을 내비쳤던 아랍에미리트(UAE)가 돌연 말을 바꾸면서 원유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UAE는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에 빠른 추가 증산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가 안정 기대감을 키웠다. OPEC+,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실질적인 원유 공급의 키를 쥔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런데 이날 수하일 알 마즈로이 UAE 에너지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OPEC+의 기존 월별 생산 계획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이로 인해 원유시장은 패닉에 빠졌고, 장중 극한의 변동성을 보였다.

매리너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티모시 레스코 수석어드바이저는 “금융시장의 격렬한 동요는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과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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