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에도 BTS 앨범 45억원어치 공구… 중국은 K콘텐츠를 원한다

[한중관계, 문화교류로 풀자]
콘텐츠 소비 세계 2위, 韓 6배
中시장은 마지막 '기회의 대륙'
"부족한 내수규모 보완해줄 시장
문화교류 회복, 경제효과 막대"
  • 등록 2022-07-08 오전 5:05:00

    수정 2022-07-08 오전 5:05:00

그룹 빅뱅의 2017년 콘서트 모습. 중국에서 한한령이 내려지기 전 투어콘서트를 열어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그래픽=김일환 기자,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윤기백 김가영 기자] K콘텐츠에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15억 인구의 중국은 콘텐츠 소비 규모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문화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에서 소위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이뤄진 후 한중 문화교류는 사실상 단절됐지만 K팝과 K드라마 등 K콘텐츠를 향한 수요는 여전하다. 북미부터 유럽까지 세계 각지에 K콘텐츠가 뿌리를 내린 상황에서 중국과 문화교류가 다시 예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K콘텐츠를 통한 수익과 부가 효과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교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규모가 작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체시장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며 “중국은 여전히 K팝, K콘텐츠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K콘텐츠 글로벌 장악에 남은 마지막 퍼즐 조각이 중국인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해외 콘텐츠시장 분석’에 따르면 중국 콘텐츠 시장은 2020년 기준 3449억 달러(약 449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우리나라(598억 달러)의 6배에 달했다. 중국 콘텐츠 시장은 매년 이어오던 성장세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춤했으나 2021년 들어 전반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오는 2023년에는 콘텐츠 시장 규모가 4153억 달러(약 5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분야별(2020년 기준)로 살펴보면 음악은 9억6200억 달러(약 1조2525억원), 영화는 31억1000만 달러(약 4조492억원), 방송 404억6800만 달러(약 52조6893억원) 규모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면 중국 내 음악 콘텐츠 시장은 약 2배, 영화는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K팝 아티스트 진출 막혔지만… 음원은 합법적 진출

현재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의 유통 및 배급은 상당 부분 중단됐다. 한국 아티스트의 활동 또한 제한된 상태지만 한국 음원의 유통은 합법이다. 중국 정부는 저작권 관련 정책을 꾸준히 발표하며 음악업계의 규범·합법화를 이뤄냈고, 그 결과 한국 음원은 텐센트뮤직(쿠거우뮤직·QQ뮤직·쿠워뮤직), 왕이원뮤직 등 중국 음원플랫폼을 통해 합법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중국에서 거둬들이는 저작권료는 해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벌어들인 외국사용료(음악 저작권료)는 2017년 약 2억9000만원에서 2021년 약 4억9680억원으로 4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K팝은 디지털 음원과 앨범 판매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의 숏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 등 숏폼 콘텐츠의 BGM으로 K팝이 빈번하게 활용되는 점도 중국 내 K팝의 수요를 대변한다. 특히 지난 6월 방탄소년단(BTS) 뷔의 중국 팬클럽인 ‘바이두뷔바’가 새 앨범 ‘프루프’(Proof)를 공동 구매한 금액이 약 45억원에 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국팬들의 K팝 앨범 공동구매 패턴이 한한령이라는 장벽이 생긴 뒤 중국 내 반한 정서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 문화평론가는 “이러한 소비 정서는 외국 아티스트와 그에 대한 팬덤 현상을 강하게 관리 감독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규제 의지와는 별개로 젊은 세대들의 경우 자신들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어떻게라도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에서 리메이크 논의 중인 드라마 ‘술꾼 도시 여자들’ 중국 포스터
K콘텐츠, OTT 통해 우회 진출

지금도 한국 콘텐츠 업체들의 중국과 교류를 위한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틈새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 방송사와 계약해 공식적으로 방송을 하거나 영화를 개봉할 수 없지만 제재가 덜한 OTT를 통해서는 한국 드라마가 현지에 방송되고 있다.

최근 손예진이 출연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중국 3대 OTT인 아이치이에서 공개돼 인기몰이를 했다. 송혜교 주연의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박서준 주연의 ‘이태원 클라쓰’는 중국 3대 OTT인 요우쿠에,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또 오해영’ 등은 OTT 빌리빌리에 제공되며 K콘텐츠 열풍에 물꼬를 텄다.

한국 콘텐츠를 향한 중국 시청자들의 니즈도 꾸준하다. 한한령 속에 불법 다운로드가 유행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한중간 콘텐츠 교류 사업을 하는 배경렬 레디차이나 대표는 “현재는 중국에서도 OTT가 활성화돼 있다 보니 양질의 콘텐츠를 (OTT에) 합법적으로 가져와 가입자를 늘리고 광고도 붙인다”며 “과거에는 불법으로 시청을 했는데 이젠 그런 양상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은 공감대가 있다는 것이고 국가와 민족은 다르지만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는 것”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중 문화교류 재개 시 기대효과는?

중국 매출이 가장 높았던 한한령 직전인 2016년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각각 359억원(전체 매출의 18%), 620억원(전체 매출의 27%)이었다. SM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당시 핵심 아티스트인 엑소의 중국투어 일정이 하반기에 예정됐는데 한한령 본격화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빅뱅의 중국투어 일정은 상반기였다.

K팝의 위상이 2016년보다 크게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한중 문화교류 재개시 중국 매출 규모는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M은 NCT와 에스파, YG는 블랙핑크와 트레저 등 톱 아티스트 라인업이 증가했고 K팝 아티스트의 몸값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YG 기준으로 보면 2016년 빅뱅만으로 3분기까지(4분기부터 한한령) 누적 매출이 600억원을 상회한 것인데, 블랙핑크의 기여로 투어·출연료·광고·행사 등이 증가할 수 있어 중국 매출이 1000억~12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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