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역성장 겨우 면한 1분기 GDP...이대론 '상저하고' 어렵다

  • 등록 2023-04-26 오전 5:00:00

    수정 2023-04-26 오전 5:00:00

우리 경제가 지난 1분기(1~3월)에 역성장 탈출에 성공했다. 한국은행은 어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2021년 4분기만 해도 1.3%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3분기에 0%대로 낮아졌고 4분기에는 마이너스 0.4%까지 추락했다.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던 성장률이 일단 상승세로 전환되며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난 것은 다행이다. 전체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비교적 큰 폭(0.5%)으로 늘어난 것이 역성장 탈출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아직은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로는 0.8%에 불과하다. 중국이 1분기에 4.5%의 성장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미흡하기 짝이 없다. 무역수지는 13개월째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65억 8400만달러로 지난해 무역적자(478억달러)의 절반을 넘었다. 설비투자가 큰 폭(-4%)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순수출(수출입차)도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업들은 수출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고 있어 투자 시기를 늦추고 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경제가 1분기에 기대 이상의 성장을 거뒀지만 한국경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 부진도 여전하다. 1분기 역성장 탈출에 견인차 역할을 한 민간소비가 2분기 이후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마스크 등 방역조치 전면 해제와 일상 회복에 따른 반짝 효과로 끝날 공산이 크다. 반면 고금리와 고물가의 장기화는 시간이 갈수록 가계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킬 것이 분명하다. 수출이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설비투자가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당초 올해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즉 상반기에는 어렵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여러 상황들을 종합하면 ‘상저하저’의 형태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경기침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물가안정과 수출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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