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과 불법 사이?'…미래에셋證 ‘랜드마크72’ ABS 판매 논란

"50명 이상에 투자 권유 이뤄졌다면 편법 아닌 불법"
미래에셋證 "좋은 상품 더 많은 개인에게 팔고자 했을 뿐"
  • 등록 2016-09-02 오전 6:00:00

    수정 2016-09-02 오전 7:15:08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사실상 공모형 상품임에도 사모 형태로 판매해 편법 논란이 일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 자산유동화증권(ABS) 판매 형태가 현행 자본시장법을 정면으로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모집’은 증권에 투자한 사람이 아니라 청약을 권유한 사람을 기준으로 50명 이상일 때 성립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50명 미만이란 인원수에 맞춰 투자 권유를 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미래에셋증권(037620)에 대한 특별검사를 진행하면서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ABS가 15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개인투자자 500여명에게 사모 형태로 판매된 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형식은 사모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상 공모형 상품으로 보임에 따라 현행 법규를 위반한 사항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50명 이상에게 투자 권유를 하는 공모형 상품이라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공시 의무가 발생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상품은 사모 형태로 판매되면서 이 같은 절차가 생략됐다. 상품 투자 권유 인원은 SPC를 기준으로 15개 법인에 해당하고 이 SPC에도 50명 미만의 인원만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형식상 공모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각에선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을 이용한 게 아니냐는 편법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래에셋증권 측은 “고위험 상품이 아니라 투자해도 괜찮은 상품을 더 많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이 같은 구조를 짠 것”이라며 편법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시장법 전문가 일각에선 이번 사안은 편법이 아니라 자본시장법을 정면으로 위반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9조에 따르면 ‘모집’이란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새로 발행되는 증권 취득의 청약을 권유하는 것으로 정의돼 있다. 즉, 미래에셋증권이 개별 SPC에 50명 미만의 개인투자자만 유치하고 있더라도 청약 권유 행위가 50명이 넘는 투자자들에게 이뤄졌다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현재 이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500여명에 달하기 때문에 우선 이들에게 투자 권유가 이뤄진 뒤 이후 SPC를 설립해 투자자들을 50명 미만으로 쪼개 유치했다면 이는 공모 상품에 해당하고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랜드마크72 ABS 상품에 대한 최종 청약은 올해 7월6일 이뤄졌다. 15개의 SPC는 그 직전인 7월 4일에 설립됐다. 투자자 모집은 SPC가 설립되기 전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미리 50여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투자 권유가 이뤄진 뒤 SPC가 설립됐을 것이라는 자본시장법 전문가들의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미 설립된 SPC에 투자자들이 스스로 50명 미만으로 조를 나눠 기계적으로 유치되는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얘기다.

SPC를 활용해 판매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일이 보편화하면 일정한 투자 한도를 설정하고 있는 사모펀드 규제 등 각종 투자자 보호 장치가 행정 규제로서의 효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인투자자의 사모펀드 최소 투자 한도는 1억원이지만 이보다 적은 금액을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을 SPC로 모집해 SPC가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형태를 취하면 최소 투자한도 규제는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한 자본시장법 전문가는 “공모 형태를 사모 형식으로 판매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증권신고서 허위 기재 사실 등을 놓고 판매사와 다툴 수 있는 여지 자체를 봉쇄하게 된다”며 “행정 규제의 목적을 우회하는 형태의 판매 행태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 검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위법성 논란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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