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 흑자의 비밀③]김포-제주 '황금노선' 탄 LCC, 1만원 항공권으로 여행객 눈도장

파격할인 효과…탑승률 95%
  • 등록 2018-02-07 오전 5:00:02

    수정 2018-02-07 오전 5:00:02

최근 국내 항공운송업계의 저비용항공사(LCC)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와 고유가 악재도 LCC의 고공행진을 막진 못했다. 좁은 시장 속 많은 경쟁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저가 항공권 출혈과 마케팅 전쟁이 예상됨에도 영업이익은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나아항공 두 거목까지 넘보는 LCC 외연 확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데일리가 ‘LCC 흑자의 비밀’을 파헤쳐봤다.
지난해 12월 김포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임직원들이 연간 1000만명 수송 달성을 기념하는 자축행사를 갖고 있다. 제주항공이 2006년 첫 취항이후 연간 10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며, 지난 11년 6개월동안 4800만명을 수송했다. 제주항공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발전 일등 공신 노선을 꼽으라면 이견 없이 업계 관계자들 모두 ‘김포-제주’를 말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른바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김포-제주 노선의 항공 이용객은 2015년 기준 1100만명으로, 전 세계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단일 노선이다. 2위인 ‘도쿄-삿포로’의 780만명과도 큰 격차를 보인다.

지난해 국내 LCC의 국내선 시장점유율은 56.9%에 달한다. 2014년을 시점으로 LCC 국내선 실적이 대형항공사를 뛰어넘었다. 2005년 불과 0.2%에 불과했던 LCC 국내선 시장점유율이 가파르게 성장한 데는 역시 제주 노선 수요 증대가 핵심이었다.

2001년부터 제주노선 여객실적은 연평균 7%대씩 증가했다. 대형항공사의 제주노선 여객실적은 이 기간 0.7% 증가에 그쳤지만, LCC 실적이 증가하면서 전체 여객 실적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근거리 국제 관광수요가 제주로 전환되면서 LCC는 2009년 전년대비 약 2.6배의 대폭적인 증가를 이룬 바 있다.

그 결과 제주노선은 2013년을 기점으로 LCC가 대형항공사 점유율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LCC의 제주노선 점유율은 2005년 약 0.2%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탑승률을 놓고봐도 LCC의 강세가 돋보인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기준 지난해 95.2%의 탑승률로 국적 항공사 전체 1위를 기록했고, 나머지 업체를 포함한 전체 LCC 평균 탑승률도 86.9%로 대형항공사 평균 80.7%대비 높은 탑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국제선에서도 LCC 평균 85.4%, 대형항공사 79.6%로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끼’ 판촉 이벤트 뒤 숨은 노림수

물론 단순한 수요 증대만이 이윤 창출의 숨은 비결은 아니다. 여기에는 ‘싼 듯 싸지 않은 싼 것 같은’ 고객과의 저가 항공권 ‘썸 타기’를 추가해야 LCC 흑자 비결이 완성된다.

최근에는 각 LCC마다 내건 1만~3만원대(편도기준) 초저가 제주 항공권 판촉 이벤트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그림의 떡. 대게 우리가 인생에서 평범하게 경험하듯 이러한 특혜는 쉽게 내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애초에 판매량이 극소수일뿐더러 프로모션 날짜나 시간이 맞추기 어려운 곳에 몰려, 업계에서는 이러한 항공권을 ‘미끼 상품’으로 분류한다.

실제 지금도 성수기인 설 연휴 15일 출발해 17일 돌아오는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을 검색해보면 약 18만~22만원대로 LCC나 대형항공사 사이에 가격 격차가 거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시간대별로 LCC가 더 비싼 구간도 존재한다.

여기에 저렴한 특가 항공권 매물을 미끼로 수하물 수수료와 발권 수수료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을 책정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특가항공권은 무료 수하물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kg당 별도의 수하물 비용을 내야 한다. 특가항공권보다 수하물 비용을 더 지불하는 불상사도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김포-제주 구간의 성수기 주말 항공권 가격을 조사한 결과로도 이러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대형항공사가 LCC보다 최대 17.7% 비쌌지만, 대형항공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위탁 수하물, 사전 좌석지정서비스 등을 LCC에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수수료가 많아져 LCC 비용이 오히려 대형항공사보다 1.4∼9.5% 비싸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국제선 평균 운임에서도 나타난다. 2016~2017년 인천에서 나리타까지 평균 운임(편도)은 국내 대형항공사가 25만3814원, 국내 LCC가 25만3768원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김포-제주 노선은 이제 비수기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며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단거리 국내 노선을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LCC들이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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