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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2008년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2억원을 박재완 당시 정무수석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 전 수석을 조사하면서 이미 조사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백준(구속기소)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이 전 대통령이 총 2억원이 담긴 가방을 건네며 박 전 수석에게 건네주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박 전 수석을 수차례 소환해 그가 이 전 대통령에게 돈을 받은 경위와 사용처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김백준 전 기획관이 4억원, 김희중 전 청와대 1부속실장이 1억원, 김진모 전 민정1비서관이 5000만원,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10억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각각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2억원을 추가로 더하면 이 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정황이 있는 국정원 특활비 상납액은 총 17억 5000만원 가량이 된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부른 이학수(71) 전 삼성그룹 부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부회장을) 필요하면 부르겠다”며 “앞으로는 공개 소환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했다.
이 전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지난 2009년 이병박 정부 청와대의 요구를 받아 미국에서 다스의 BBK 투자자문회사 대상 140억원 투자금반환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에이킨 검’(Akin Gump)에 약 40억원을 대신 납부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 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러한 대납이 2009년 12월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은 이건희(76)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단독 특별사면의 대가인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구속) 청계재단 사무국장과 이병모 금강(다스 협력업체) 대표 등에게서 ‘다스는 이 전 대통령 소유’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만약 삼성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에 대가성이 확인되면 이 전 대통령에게 단순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의 소환시기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선 당면한 수사를 하고 있다. 시간을 정해놓고 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